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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문직종이라고 하면, 보통 자격증 시험이나 특정 입사 시험을 통과해야 그 직업에 입문할 수가 있죠.

그렇다면 언론인은 어떻게 하면 될 수 있는 걸까요?

각 언론사마다 입사 시험을 치르고, 기자나 PD, 아나운서 등 언론인으로서 성장해 나가는 구조인데요.

다매체 시대로 미디어시장 구조는 급변하고 있지만 이른바 언론고시라 불리는 언론사 입사 시험, 그 좁은 취업 관문은 변함이 없습니다.

언론사 입사 시험의 2013년 현재 모습을 김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을이라는 걸 프레이밍 하는 순간부터 공론화가 심하게 되고 그런 부분이 없잖아 있는 거 같긴 해요"

<녹취> "아마 인터넷 찾아보면 몇 년 전에도 비슷한 게 그때도 남양 유업이었나 비슷한 사건이 올라왔었단 말야. 근데 지금 이게 굳이 이슈가 됐냐"

서울에 있는 한 대학교 세미나실.

3,4학년 학생들이 열띤 토론을 벌입니다.

바로 언론사 입사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입니다.

<인터뷰>이보배 (언론사 입사 준비생) : "제가 생각하는 메시지들을 프로그램에 녹아내서 저희들이 살고 있는 세상을 조금 변화시킬 수 있다면 저에게 큰 의미가 될 것 같아 피디를 지망하게 됐습니다.“

<인터뷰>김재성 (언론사 입사 준비생) : “제가 쓴 기사로 그 사람, 다른 사람이 어떤 답답한 사람의 아픔을 느낄 수 있게 그렇게 제가 기사를 써서 느끼게 하고 싶습니다.”

<인터뷰>윤다은 (언론사 입사 준비생) : “불신을 불식시켜서 사회를 좀 더 건강하게 만드는 그런 기사를 쓰는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이른바 언론고시반이라 불리는 언론사 입사 준비반의 출석체크로 시작되는 학생들의 하루 일과.

온종일 시험 준비에 매달리지만, 시간은 부족하기만 합니다.

사건 사고, 뉴스를 알고 분석하기 위한 신문 정독, 방송 모니터는 필수고, 시사 상식과 국어 공부까지, 준비할 게 많습니다.

특히, 언론사 입사에서 비중이 큰 논술 작문 시험 준비에 공을 들입니다.

써보고, 수정하고 또 쓰고.. 기사 작성 연습도 꾸준히 반복합니다.

<녹취> "앞에 칭찬을 살짝 해주고 비판하는 거거든"

<녹취> “아니면 신랄하게 앞부터 짧게 까고 뒤에서 무마하는 걸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렇게 개선 방안을.. ”

읽고, 쓰고, 외우고, 따져보는 공부에 열을 올리지만 ‘이 정도면 됐다’하는 자신감을 갖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인터뷰>정용창 (언론사 입사 준비생) : "이게 다른 시험들이랑 다르게 자기가 어떤 수준에 있다라고 정확하게 측정되는 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이걸 한다고 과연 합격할 수 있을까. 이런 확신이 안 드는 게 제일 힘든 점인 것 같아요"

<인터뷰>최규진 (언론사 입사 준비생) : "일단 언론고시라고 하잖아요. 언론사가 인원을 너무 적게 뽑는 것도 있고 전형 자체가 너무 적은 것도 있고 너무 긴 것도 있고해서 많이 지치는 것 같아요. 준비하면서 사람들이"

수백 대 일에 육박하는 높은 경쟁률. 어떤 글이, 어떤 대답이 정답인지 가늠하기 힘든 문제, 기껏해야 각 언론사별 10여명에 이르는 적은 채용인원 때문에 언론사 입사시험은 흔히 '언론고시'라 불리고 있습니다.

주요 언론사들은 대부분 입사시험으로 1차로 영어성적, 자기 소개서 등 서류심사, 2차로 상식과 논술, 작문 등 필기 시험, 3차로 현장평가와 심층 면접의 전형과정을 매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다른 고시와 달리 이른바 ‘언론고시’는 논술과 작문 등 글쓰기 시험의 비중이 특히 높습니다.

하지만 어떤 주제로, 어떤 형식으로 시험문제가 출제될지 알 수 없어 정치경제사회 모든 이슈를 꿰고 있어야 하며, 나름의 소견을 가진 이른바 팔방미인이 돼야만 하기에 끊임없이 노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방송사 입사의 경우 카메라 앞에서 말하는 능력도 평가에 포함됩니다.

특히 아나운서 입사의 경우 수천대 일의 경쟁률에 이를 정도로 지원자가 많습니다.

<인터뷰>이주원 (언론사 입사 준비생) : “취업의 문턱을 넘는 게 가장 힘든데요, 매해마다 아나운서 준비하는 친구들은 늘어가고 있는데 방송국에서 뽑는 인원은 많이 없잖아요. 그래서 그게 가장 힘든 것 같아요."

수년 전 언론사들은 채용 제도의 변화에 나섰습니다.

지난 2005년 지상파 방송 3사는 일제히 입사 시험에서 학력과 연령제한을 폐지했고 KBS는 학벌 등을 보지 않는 블라이드 면접과 지역할당제 등을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2008년까지 모든 응시생들에게 필기시험의 기회를 줬습니다.

하지만, 2013년 현재 주요 언론사 전형의 첫 관문은 모두 서류 심사. 지원서에는 나이, 출신학교, 영어성적, 자격증 등 이른바 스펙을 기재하게 돼 있습니다.

<녹취> 오마이뉴스 : “열린 채용을 표방했던 언론사들까지 과거 방식으로 복귀함에 따라 올해 언론사 채용에서는 거의 모든 언론사들이 영어 등 공인점수를 중시하는 서류전형을 실시했다. 또 여전히 지원서에 본적과 부모의 직업, 학력사항까지 기재하게 하는 언론사도 있었다”

문호를 개방해 누구나 언론사 시험에 도전할 수 있도록 했지만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응시하는 이가 많아 시험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였습니다.

<인터뷰>이건호(이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 “과거에는 스스로에게 이 직업이 자기한테 맞는가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면서 다른 대화가 많았다면 지금은 눈앞에 벌어진 여러 가지 잡 옵션 중에서 직업 선택 도구 중에서 하나 정도로 파악하는 경우가 많아서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없이 언론사에 들어가서 오래 버티지 못 하고 나오는 경우들이 생기죠. ”

최근 언론사 입사 시험에는 또다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방송사와 신문사 등이 경력직 모집을 확대한 겁니다.

<녹취> 신문과방송 : “2011년에는 6개 언론사의 채용인원이 이전보다 2배로 늘어났다. 종합편성채널 기자직 합격자를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경력직이 다수 포함됐습니다.

막 출범하는 종편이 신입 인력으로만 방송을 꾸려나갈 수 없기에 경력 PD, 경력기자들을 뽑았던 겁니다.

이같은 경력직 모집은 지상파 방송사의 경우 지난 2006년 시작됐습니다.

신문사에도 이같은 바람이 불었습니다.

<녹취> 조선 2005.10.21 : “경력기자 상시 채용제도 도입”

<녹취> 한겨레 2011.10. 27 : “응시자격 해당분야 취재 경력 3년이상”

주류 언론사보다 상대적으로 입사가 용이한 이른바 마이너 언론사에서부터 경력을 쌓는 방식이 등장한 겁니다.

<인터뷰>이우진 (언론사 입사 준비생) : “저도 솔직하게 방송을 하고 싶어서 시작한 거기 때문에 저는 작은 방송사라도 제가 방송을 할 수 있다면 경력을 쌓아서 조금 더 큰 방송사로 가는 게 목표겠죠.”

<인터뷰>최영미(아나운서 사설아카데미 원장 ) : “공중파 합격자들도 심지어는 경력을 2·3년씩 갖춘 친구들이 많아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도 경력 없는 사람이 어린 나이에 공중파에 한 번에 붙는 것 보다는 지금은 경력 있는 친구들이 많이 합격을 하고 있어서 앞으로 추세는 경력을 쌓아가면서 경험을 쌓아가면서 좋은 데 도전하는 추세가 되지 않을까... ”

경력직 언론인 채용 확대는 해외 언론사 입사제도와 비슷합니다.

미국 언론은 경력직 채용이 주를 이룹니다.

작은 언론사에서 시작해 메이저 언론사로 가거나 미디어별 기자의 특성을 고려해 자신에게 적합한 언론사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해외의 사례를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습니다.

<인터뷰>이건호(이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 "물리적으로 영토가 좁고 다양한 매체환경을 가질 수 없던 구도 속에서는 마이너언론사에서 메이저언론사로 오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마이너언론으로 따진다면 그 언론사에서 트레이닝을 받고 현재 기존의 제도권 미디어나 트레디셔널 미디어라고 볼 수 있는 방송이나 신문 쪽으로 올라간다고 하기에는 그 이전에 온라인 인터넷 미디어의 트레이닝 환경이 과연 적합한가에 대한 검증작업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각 언론사마다 글쓰기 위주의 공채 시험에 의존하고 있고, 외국 같은 저널리즘 스쿨 등 산학협력을 통한 예비 언론인 양성 구조도 갖추지 않은 게 우리언론계의 현재 모습입니다.

지망생들은 지망생대로, 언론사는 언론사대로 고민은 깊지만 아직 제도적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 : "언론인으로서 되기 위해서 단순한 지식이나 영어 능력 이게 기본적인 걸 순 있지만 전부일 순 없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라든가 자세라든가 언론인으로서 소양. 사회적 약자를 바라보는 따뜻한 눈. 취재역량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가점이라고 할까요 평점을 더 많이 주는 이런 채용방식을 선택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다매체, 정보화 시대. 언론사 입사 시험 역시, 과거와 같은 방식의 상식과 논술 작문 위주의 공채 시험만으로는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언론사가 어떠한 방식으로 미래 언론인으로서의 소양과 자질을 지닌 인재를 새롭게 충원할지 다시금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