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누리 ‘가심비’ 넘어 ‘가성비’…연료 아껴 2년 더 일한다_베토 바르보사의 노래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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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4일, 다누리가 달 상공 344km에서 촬영한 지구,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 탐사선 '다누리', 임무기간 1년→3년으로 연장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가 원래 계획보다 2년 더 우주에 머무르게 됐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오늘( 27일) 달 탐사 사업 추진위원회를 열고 다누리의 임무 운영 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다누리의 임무 기간은 당초 올해 12월에서 2025년 12월까지로 2년 더 늘었습니다.

임무 기간을 늘려도 될만큼 연료가 충분히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다누리 우주의 MOON을 열다- KBS 뉴스〉
■"2년 더 일해도 충분"…어떻게 연료 아꼈나?

항우연은 지난해 12월 27일 다누리가 임무 궤도 진입한 뒤, 잔여 연료량이 약 86kg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간 연료 사용량이 약 26~30kg인 것을 고려하면 총 3년 정도는 달 주위를 돌 수 있는 셈입니다.

당초 '1년 치' 연료를 채우고 간 다누리는 어떻게 연료를 아낄 수 있었을까요? 답은 '중력'에 있었습니다.

다누리는 달을 향해 직진하는 대신 지구에서 달까지 리본 모양의 곡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탄도형 달 전이 궤도(BLT)'를 이용해 이동했습니다.

BLT는 중력이 평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L1 포인트를 이용하는 궤적으로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태양 중력에 이끌려 지구로부터 150만㎞ 떨어진 라그랑주 1까지 갔다가 방향을 돌려, 이번엔 지구 중력에 이끌려 지구 방향으로 돌아오는 방법입니다.

이 궤도를 이용하면 지구 중력을 거슬러 달을 향해 가는 직선 궤도보다 연료를 25% 정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중력을 애써 거스르는 대신 끌어당기는 힘을 이용하면 에너지를 훨씬 아끼며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순조로운 항행도 '한몫'...'연료 먹는 하마' 궤적 수정· 달 진입 기동 절반으로

순조로운 항행 과정 역시 연료 절약을 도왔습니다.

다누리의 궤도 설계는 소수점 아래 9자리 계산까지 맞아야 달에 정확히 안착할 수 있는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첫 도전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오차가 거의 없었고, 몇 번의 궤적 수정을 생략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했습니다.

BLT는 리본 모양의 궤도 특성상 지구로 방향을 돌리는 과정에서 몇 차례의 궤적 수정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때 추력기를 분사해 방향을 틀어줘야 하는 만큼 연료 소모가 가장 큰 구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래 다누리는 궤적 수정 기동을 9차례 할 예정이었지만, 성공적인 궤적 수행에 이 기동을 4번으로 줄였습니다.

그리고 달에 들어가는 마지막 관문, '달 궤도 진입 기동(LOI·Lunar Orbit Insertion)' 역시 1차부터 더할 나위 없이 성공적이었습니다.

이후 4차례 더 예정돼 있던 진입 기동을 2번으로 줄였고, 지난해 12월 27일 예정보다 일찍 임무 궤도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당초 예상 연료 소모량은 202.64㎏였지만, 성공적인 항행으로 29.72㎏의 연료를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다누리는 5차례 진입 기동할 계획이었지만, 3차례 기동으로 달 상공 100km 임무 궤도에 최종 안착했다.  출처: 다누리 우주의 MOON을 열다- KBS 뉴스〉
■연장된 2년, 추가 임무는?

다누리는 현재 달 궤도를 하루 12바퀴씩 돌며 달 착륙 후보지 탐색과 달 과학연구, 우주인터넷기술 검증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임무 기간이 연장된 내년부터는 촬영 지역을 확대하고, 각 탑재체를 활용한 보완 관측을 수행하게 됩니다.

고해상도 카메라는 달 착륙 후보지 50곳을 추가로 촬영하고, 현재 달 중위도 지역(+60° ~ -60°)을 관측하고 있는 편광카메라는 달 고위도 지역(60° 이상)의 편광 영상도 획득합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영구음영지역 카메라 역시 촬영 범위를 위도 75도 이상으로 넓힐 예정입니다.

다만 임무 연장 땐 태양전지판과 배터리 등 본체 부품이 노후화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임무 3년째인 2025년부터는 하루 최대 16시간까지만 임무 수행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또, 2025년엔 개기월식도 두 차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렇게 되면 태양광 발전이 불가능해져 배터리 방전으로 임무 수행이 조기종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섀도우캠이 촬영한 달 북극 분화구 영구음영지역〉, 출처 NASA/KARI/애리조나주립대
■은퇴한 다누리는 어떻게?

연료가 바닥나는 시점에 다누리는 어떻게 처리될까요?

현재는 3가지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달 표면에 충돌시켜 달 착륙선 궤도를 시뮬레이션하거나, 연료 없이 머무를 수 있는 동결 궤도에 머무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달을 벗어나 더 먼 우주로 날아갈 수도 있습니다.

전승윤 과기정통부 뉴스페이스정책과장은 "다누리의 남은 과제는 이제 임무가 끝난 뒤 어떻게 처리하느냐만 남았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은퇴 전까지 다누리가 획득할 탐사자료는 달 착륙 후보지의 3차원 지형 영상과 달 표면 원소‧자원 지도 등을 제작하는 데 활용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