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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태국 관광지의 쇼입니다.

무희들 복장이 무척 화려하죠?

이 무희들, 원래 남성이었던 이른바 트랜스젠더 들입니다.

태국에서는 이런 쇼가 관광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트렌스젠더 미인대회까지 열립니다.

명확한 통계가 있는 건 아니지만 태국은 후천적으로 성을 바꾼 트렌스젠더가 가장 많은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왜 태국은 트렌스젠더의 천국이 됐을까요? 방콕 고영태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태국 최대 관광도시 파타야의 한 공연장.

쇼를 보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북적입니다.

막이 열리면 화려한 의상을 입은 미녀들이 등장합니다.

무대를 휘저으며 춤과 노래, 연기까지 보여주는 무희들.

세계적 수준의 쇼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무희들의 솜씨는 화려합니다.

쇼에는 동.서양의 문화가 다 들어가 있어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한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공연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인터뷰> 농(트랜스젠더 쇼 출연자) : "춤과 연기, 노래 부르기까지 한 단계씩 자기 자신을 개발해야 합니다."

이 쇼가 파타야의 대표 관광 상품이 된 것은 출연자들 때문입니다.

쇼에 출연하는 무희들은 후천적으로 성을 전환한 트랜스젠더들입니다.

보이는 모습만으로는 과거에 남자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은 정도입니다.

쇼가 끝나면 극장 밖에서 관광객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는 시간도 주어집니다.

<인터뷰> 올리비아(오스트리아 관광객) : "동화 같아요. 모든 여성이 너무 이쁘고 무언가 특별합니다. 한번 봐야합니다."

벨과 깡은 이 쇼의 주연급 배우들입니다.

벨은 5년째 티파니 쇼의 주연 배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동료인 깡은 오디션을 통해 주인공으로 발탁되면서 이제는 유명 인사가 됐습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트렌스젠더라는 사실과 지금 하는 일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인터뷰> 벨(트랜스젠더 쇼 걸) : "주말에는 4시간 동안 추가 연습이 있습니다. 발레도 배우도 재즈도 배웁니다."

<인터뷰> 깡(트랜스젠더 쇼 걸) : "티파니 쇼가 트랜스젠더에게 어울리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인정하는 쇼거든요."

깡이 말하는 태국 사회의 시각은 트렌스젠더 미인 대회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태국에서는 트랜스젠더들을 위한 미인 대회가 1년에 두 차례 열립니다.

하나는 국내 대회이고 또 하나는 세계 각국에서 트랜스젠더들이 참여하는 국제대회입니다.

지난 5월에 열린 미스 티파니 유니버스.

태국 전역에서 트랜스젠더 150여 명이 참가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는데, 이 대회 입상자들에게는 모델이나 연예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1998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지상파 방송으로 전국에 생중계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올해 대회에서는 22살의 대학생 소피다 양이 우승을 차지해 3,500만 원 상당의 상금과 부상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소피다(2015 미스 티파니 우승자) : "1등 해서 기뻐요. 인생의 꿈을 이뤘습니다."

대회 우승자는 전 세계의 트랜스젠더들이 참가하는 미스 인터내셔널 퀸 대회에도 출전합니다.

올해 세계 대회는 지난달 초 열렸는데 태국 국내 대회 우승자는 소피다는 3위를 차지했습니다.

1위는 필리핀 출신이, 2위는 브라질 출신이 차지했습니다.

이처럼 자신들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태국내 분위기에 힘입어 트랜스젠더들은 일반 여성들과 똑같이 일하며 사회 곳곳에 진출해 있습니다.

방콕의 한 위성 TV 방송국 스튜디오.

트랜스젠더인 재클린 씨는 매일 아침 동료와 함께 연예 관련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기자로 활동하면서 자신만의 전문 분야도 확보했습니다.

<인터뷰> 재클린(성전환 리포터) : "저는 하는 일이 많습니다. 기자 일도 하고 TV 프로그램과 이벤트 진행도 하고 드라마에도 출연합니다."

오전에 생방송이 끝나면 곧바로 현장 취재를 갑니다.

취재 대상은 최근에 새 앨범을 발표한 태국의 유명 록 밴드 그룹입니다.

현장을 발로 뛰는 부지런함 때문에 재클린 씨는 연예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자(밴드 가수) : "재클린은 아름답고 일도 잘하고 부지런한데다 유머도 있습니다."

태국은 성전환 수술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합니다.

방콕 도심의 한 성형외과. 이곳에서만 한 해 100여 명의 남성이 여성으로 변신합니다.

방콕에만 성전환 수술을 하는 병원이 20곳을 넘습니다.

수술 비용도 선진국의 1/3 정도여서 외국인까지 찾아옵니다.

<인터뷰> 끄리찻(얀희 병원 의사) : "태국의 성전환 수술 수준은 세계 최고입니다. 미국이니 유럽의 수술 사례를 살펴봤지만 우리만큼 아름답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트랜스젠더만을 위한 전문 병원도 문을 열었습니다.

트랜스 젠더들은 이곳에서 심리 상담과 호르몬 치료 등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트랜스젠더들은 성을 전환한 뒤에도 정기적인 검진과 진료가 필요합니다.

<인터뷰> 니타야(탠저린센터 의사) : "트랜스젠더들이 방문하면 종합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호르몬 처방뿐만 아니라 혈액 검사, HIV 검사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태국이 이처럼 트랜스젠더의 나라가 된 배경에는 성 정체성에 대해 개방적인 사회적 시각이 무엇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태국에는 모계 사회의 전통이 아직도 강하기 때문에 가부장적 문화권에 비해 여성성이 더 존중 받습니다.

여성으로 성을 바꿨다고 멸시를 당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특히 태국에서는 여성의 80%가 경제 활동에 참여할 정도로 사회활동이 활발합니다.

따라서 여성으로서의 삶을 선택해도 경제적 불편 없이 살아갈 수 다는 얘기입니다.

유엔의 한 보고서는 성전환했거나 성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태국인들이 2백에서 3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케이트(탐마삿 대학 교수) : "징병 검사를 받을 때 조사한 통계를 보면 전체 남성의 3.5% 정도가 트랜스젠더로 추정됩니다."

트랜스젠더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태국.

성전환을 했다고 해도 법적으로는 남성으로 살아야하는 등 제도적 불편은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성 정체성 혼란을 겪는 사람들에게 어떤 곳보다 편안한 나라라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