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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갑 국립암센터 원장/객원 해설위원] 요즘 각 직장과 음식점 등에서는 금연운동이 활발합니다. 마을 전 주민들이 금연운동에 동참하는 금연마을이 생겨나고도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전국의 보건소에 금연상담소를 운영하고, 금연콜센터도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성인 남성 두 명 가운데 한 명이 아직도 흡연을 하는 실정입니다. 흡연으로 초래된 니코틴 중독은 대마초보다 중독성이 더 강하고, 아편 정도의 중독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금연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아예 흡연을 시작하지 않는 것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 남자 중고교생들의 흡연율은 세계 최고이고, 흡연 연령이 점점 낮아져 흡연 학생들은 평균 중학교 2학년 때에 흡연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미성년자들의 흡연은 중요한 세포 속 유전자의 변이를 많이 초래합니다. 흡연은 암 사망 원인의 30%를 차지합니다. 흡연은 우리 몸속 혈관을 상하게 해 심장병과 중풍도 일으키고, 또 기관지를 상하게 해서 각종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요즘은 특히 미혼 여성들의 흡연도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임신에 필요한 난자를 어머니 배에서 태어날 때부터 물려받아 갖고 나옵니다. 그래서 미혼여성들의 흡연은 이미 자기 몸속에 있는 난자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 나팔관에도 손상을 주어 임신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남성의 흡연은 정자에게 영향을 주어 정자의 운동성이나 모양에 이상을 초래합니다. 여성이나 남성의 흡연은 임신율을 떨어뜨려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저출산 문제를 더욱더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담배에 대한 규제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캘리포니아주가 대기 중의 담배 연기도 자동차 배기가스와 마찬가지의 유독성 오염 물질로 분류하고, 대중이 모이는 실외에서의 담배 연기를 규제하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부탄이라는 나라에서는 이미 담배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는 세계 주요 22개 국의 암센터 원장들이 모여 앞으로 모든 형태의 담배 경작과 제조, 수입, 수출, 판매를 억제하고, 궁극적으로 완전히 금지하는 법적 조치를 취하도록 해당 정부에 강력히 건의해야 한다는 리옹 선언을 채택했습니다. 이제 우리도 담배 제조와 매매 금지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해 봐야할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