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형사사건 성공 보수는 무효”…변호사들 반발_베팅 플레이어의 판단_krvip

대법 “형사사건 성공 보수는 무효”…변호사들 반발_사실 빙고_krvip

<앵커 멘트>

변호사들이 형사 사건을 맡았을 때 소송에서 이기거나 의뢰인이 석방되면 착수금 이외에 성공 보수 명목으로 돈을 더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이 이 형사 사건의 성공 보수는 무효라며 받아선 안된다고 결정했습니다.

변호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연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허 모 씨는 절도 혐의로 구속된 아버지를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면서, 석방을 조건으로 성공보수 1억 원을 선불로 줬습니다.

하지만 막상 아버지가 보석으로 풀려나자, 허 씨는 성공보수가 너무 많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대법원은 허 씨의 손을 들어주면서 4천만 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습니다.

대법원은 또 앞으로는 형사 사건의 성공보수는 무효라며 받아서는 안된다고 결정했습니다.

국가형벌권의 실현인 형사 재판의 결과를 임의적으로 성공이나 실패로 판단해 돈을 받는 건, 변호사의 공공성과 윤리성에 맞지 않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선일(대법원 공보관) :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에는 사법 불신을 초래하는 '전관예우'와 '연고주의'를 근절시키고자 하는 대법원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변호사들은 반발합니다.

성공보수가 없어지는 대신 착수금이 올라가고, 이길 확률이 높다고 여겨지는 판·검사 출신, 이른바 '전관'들에게 사건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소송을 꼭 이겨야 된다는 부담이 사라져 법률 서비스의 수준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인터뷰> 이효은(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 : "대법원 판결은 '전관비리'로 비롯된 사법 불신의 원인을 전체 변호사에게 부담하는 부당한 판결로 즉시 폐기돼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형사사건과 달리 승패가 명확하고, 승소할 경우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민사사건의 경우에는 성공보수를 받아도 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연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