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아빠의 안타까운 죽음 _블로거는 돈을 벌어요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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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족을 해외에 보내고 혼자 외롭게 살던 한 기러기 아빠가 갑작스런 사고로 숨졌습니다. 가족들 생활비를 대기 위해 여관방 등을 전전하며 힘들게 살다 당한 일이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조정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그제 서울의 한 냉동기기 매장에서 질소가스통 폭발사고로 숨진 49살 윤희원 씨. 윤 씨는 아들 셋과 부인을 필리핀에 보낸 기러기 아빠였습니다. 자식들이라도 번듯이 키워보겠다며 해외에 보낸 지 4년, 수입 대부분을 송금하느라 정작 윤 씨 자신은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습니다. 게다가 최근 환율급등에 따라 송금액이 크게 늘어나면서 여관방, 고시원에서 끼니를 떼우기 일쑤였다고 합니다. <인터뷰> 서판임(故 윤희원 씨 형수) : “양복 한 벌 입고 갈 게 없다고..그 소리 들으니까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저는 구두도 다 떨어질 때까지 신고 희생하고..” 필리핀의 가족들에게 날벼락같은 소식이 전해진 어제는 윤씨에게서 생활비를 송금받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가족들은 비행기표 살 돈도 없어 발을 동동 구르다 친지들이 급히 마련해준 돈으로 간신히 귀국했습니다. <인터뷰> 이순복(故 윤희원 씨 부인) : “전화가 와서 남편인 줄 알았는데 사망소식이었어요” 윤씨가 없는 살림에 아이들 앞으로 질병보험금까지 꼬박꼬박 내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자 이버지를 잃은 아이들의 슬픔은 더욱 커졌습니다. <인터뷰> 윤준규(故 윤희원 씨 둘째 아들) : “미안하죠. 미안한 마음밖에 없고, 고마우신 분이다.. 나 때문에 돌아가신 거다..” 연말에 필리핀 가서 가족들 만날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는 윤 씨, 재회를 불과 보름 정도 앞두고 고단한 삶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KBS 뉴스 조정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