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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경 앵커 :

개인 이기주의나 집단 이기주의라는 사회 병리 현상, 올 한 해를 돌아보면서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자신들의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이기주의는 건축공사 현장에서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걸어다니는 사람이 어떻게 되던 아랑곳하지 않고 인도를 점령한 채 건설하고 있는 현장을 김시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시곤 기자 :

가장 무질서하고 엉망인 도로로 유명했던 서울 청계천 지금도 말끔하게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노점상과 노상 적치물에 대한 단속이 실시된 이후 훨씬 나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주변 상인들은 물건을 내리거나 싣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물건을 인도에 거의 내놓지 않기 때문에 시민들은 큰 불편 없이 통행할 수 있습니다. 상인들은 단속으로 다소 불편함이 따르지만 단속 자체를 그리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습니다.


김영준 (청계 3가 상인) :

보통 이렇게 다니는 사람이나 우리한테는 아무래도 깨끗한 게 좋죠. 걸리는 게 없으니까.


김시곤 기자 :

그러나 건축 공사장의 인도 점유는 아직도 줄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인도 점유를 당연하게 여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왕인수 (삼성종건 오피스텔 건설현장) :

집을 짓는다고 했을 때 완전하게 비워주면 좋겠죠. 국민들을 위해서 그런데 그게 문제가 된다고 그러면 어떤 경우라도 문제 안 될 경우가 있겠어요?


김시곤 기자 :

보행인들이 차도로 다니다 교통사고를 당하든 말든 그저 공사하는 데 편리하면 그만이라는 식입니다. 더욱이 모두 법에 따라 허가를 받았다며 시민들에게 미안함마저 느끼질 못합니다.


조수호 (성심병원 의료 센터 건설 담당) :

건축법상에 해당되는 범위 내에서 도로 점용 허가를 내면서 저희들이 사용료를 주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김정식 (벽산오피스텔 건설 현장) :

불편한 점이 이태까지 뭐, 시민들한테 민원 들어 온 것도 한 건도 없었고 최대한 저희들이 하고...


김시곤 기자 :

게다가 관할 구청도 법규에 따라 점용 허가를 내줬다고 말합니다.


장성동 (서울 영등포구청 건축과) :

주민 통행에 불편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보도의 반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허가하고 있습니다.


김시곤 기자 :

허가 당국과 건설 업체 모두 시민들의 불편을 염두해 두지 않은 결과입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지날 때마다 고마움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 있습니다. 법규상으로는 낙석 방지용 그물만 치면 그만이지만 이렇게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씌워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눈비를 맞지 않게끔 해 놓았습니다. 이렇게 나의 편리함만큼이나 다른 사람의 편의도 소중하게 여기는 작은 정성과 편의가 더욱 아쉬워지는 90년의 세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