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속 크루즈선 추돌…사고 상황 재구성_유로를 따기 위한 게임_krvip

강풍 속 크루즈선 추돌…사고 상황 재구성_빙고라는 단어는 무엇을 의미합니까_krvip

[앵커]

이번 사고는 선착장 도착 불과 몇분을 앞두고 일어나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다뉴브강의 사고 전후 상황을 이윤희 기자가 재구성했습니다

[리포트]

보석같은 건축물은 부다페스트에 '동유럽의 진주'라는 별칭을 안겨줬습니다.

다뉴브 강 8개 다리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는 세체니 다리와 부다페스트를 상징하는 부다 왕궁, 헝가리 건축 역사가 집대성된 국회의사당까지 주변 명승지를 1시간 남짓 둘러보는 유람선 관광은 필수 코스가 됐습니다.

안타까운 사고는 관광객들이 유람선 투어를 마치고 선착장에 내릴 채비를 하던 중 일어났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국회의사당 앞에 떠 있는 소형 유람선으로 대형 유람선이 빠르게 접근합니다.

작은 유람선을 미처 보지 못한 듯 속도를 줄이지 않고 뒤에서 부딪히더니, 그대로 밀고 나갑니다.

결국 소형 유람선은 뒤집히고, 대형 유람선은 교각 앞에서 급히 방향을 틀더니, 뒤뚱거리며 선착장 쪽으로 향합니다.

다뉴브강 CCTV에 찍힌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의 침몰 순간입니다.

선착장 도착 불과 몇분을 앞두고 벌어진 일입니다.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는 길이 27m에 폭 5m, 최대 탑승인원 60명 수준인 소형 선박입니다.

아래층에는 비바람이나 햇볕을 피해 식사를 할 수 있는 식탁과 의자가 놓여 있고, 위층은 옥외 공간으로 꾸며졌습니다.

헝가리 선박 등록사이트를 보면 1949년 옛 소련에서 건조됐고 1980년대 한 차례 엔진을 교체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2003년 '파노라마 덱'이란 선사가 이 배를 인수해 다뉴브강 운항을 시작했습니다.

30년이 넘은 선박은 운행할 수 없도록 제한한 국내 기준에서 보면 노후 선박인 셈입니다.

여행사측은 이 허블레아니 호를 한국 관광객 전용으로 통째 빌렸습니다.

여행 상품 가격을 낮추려고 오래된 배를 빌린 것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여행사 측은 다뉴브 강을 유람하는 배들은 연식과 가격이 다들 비슷하다고 했습니다.

이번 사고는 배가 오래돼서가 아니라 대형 선박이 뒤에서 들이받아서 발생했다는 게 여행사 입장입니다.

[이상무/해당 여행사 전무 : "저희 선박은 정박 중에 있었고 직접 정박 중에 대형 바이킹 함선이 덮친 이런 사고로 현재까지 저희는 최종 보고를 받았습니다."]

유럽의 여러나라를 걸쳐 흐르는 다뉴브 강은 전체 길이 2858km, 지류만 3백 개에 달하는 유럽 제2의 강으로 통합니다.

독일에서 발원해 오스트리아, 헝가리, 루마니아 등 8개국을 거쳐 흑해로 흘러나갑니다.

그 중에서도 부다페스트는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점.

야경을 본 뒤에는 대부분 다리 교각을 끼고 돌아가는 비슷비슷한 코스라 병목현상이 자주 발생합니다.

이 과정에서 유람선이 복잡하게 엉켜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2004년 8월엔 오스트리아 과적 운반선이 사고를 내 일대 운항이 전면 통제됐고 2011년 9월엔 대형 크루즈가 바지선과 충돌해 타고 있던 승객과 승무원 198명이 긴급 대피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언론보도인데요.

다뉴브강 유람선 관광 인기가 많아지면서 대기업들이 대형 선박을 사들여 경쟁적으로 운항을 늘렸고 이들이 소형 선박 시야를 가려 위험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었다는게 현지 언론의 지적입니다.

다뉴브강은 특히, 수심 5~8미터에 폭이 한강 절반도 안되지만 사고 당시 유량은 열 배에 달했습니다.

모래가 쌓인 삼각주도 많아 항로가 극히 제한적입니다.

결국 폭우와 급류 같은 악조건에서 무리한 운항을 시도한 게 대형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헝가리 언론 인데스는 이번 사고가 예견된 비극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