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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묘지 자료화면
■ 참전 유공자들의 남은 꿈…"고향에, 가족 곁에 묻히고 싶습니다."

올해 72살의 김진승씨는 베트남 참전 유공자입니다.

1970년 2월 베트남에 파병된지 2달여 만에 지뢰 폭발로 한쪽 팔을 잃었습니다.

그래도 국가를 위해 헌신했다는 자부심으로 잃은 한 팔을 평생 훈장으로 여기며 꿋꿋하게 평생을 살아왔습니다.

이제 고희를 넘긴 김 씨에게는 남은 소망이 하나 있습니다.

세상을 떠난 뒤에 꼭 가족들과 가까운 곳에 자신의 전우들과 함께 묻히는 겁니다.

대한민국 상이군경회 강원도 지부장을 맡고 있는 그의 주위에 남은 참전 용사들은 하나같이 이 꿈을 마지막 소원으로 꼽는다고 말합니다.

"참전 유공자들이 다 같은 마음입니다. 특히 여기서 참전을 하셨던 분들도 많으시고, 고향을 지키고 사시는 분들인데…내 식구, 가족들 있는 가까운 쪽에서 묻히길 원하잖아요."

베트남 참전 유공자인 김진승씨.
북한과 맞닿아 있는 강원도는 6.25 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격전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당시 강원도의 인명피해는 13만여 명. 전국에서 두 번째로 인명피해가 컸던 곳입니다.

지금도 분단의 아픔을 지닌 채, 묵묵히 접경을 지키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6.25 전쟁부터 베트남전까지, 현재 강원도에 사는 참전 유공자는 18,000명 정도입니다.

인구 대비로 따지면 1.17%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 전국에서 유일, 강원권역에만 없는 '국립묘지'

전국 국립묘지 현황 (자료 강원도)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 꿈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충청권부터 제주권까지 전국 각 권역마다 다 있는 국립묘지가 강원도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 10년 동안 숨진 강원도 내 유공자 등 국립묘지 안장대상자는 9,600여 명. 이들 10명 가운데 6명은 국립묘지를 찾아 경기도, 경상도 등지로 떠나 결국 타지에 묻혔습니다.

나머지 유공자들은 고향에 묻히는 대신, 국립묘지 안장이라는 영예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 강원도에도 국립묘지 조성 첫 발…2028년 2만기 규모로 개원

강원권 국립묘지 조성사업 양해각서 체결식이 열렸다. 국가보훈처와 강원도는 이에 따라 2028년까지 강원도에 2만기 규모의 국립묘지를 조성에 돌입한다.
하지만 다행이, 이들의 이런 설움을 해소할 길이 열리게 됐습니다.

국가보훈처와 강원도가 2028년까지 강원도에도 국립묘지를 만들기로 한 겁니다.

이를 위해 두 기관은 20일 강원도청에서 '강원권 국립묘지 조성사업'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했습니다.

규모는 2만 기로 모두 430억 원의 사업비가 들어갑니다.

봉안시설과 현충탑, 현충관 등의 부대시설도 갖추게 됩니다.

국가보훈처는 먼저 입지선정 타당성 및 기본구상 연구용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합니다.

올해 7월까지 입지선정 타당성 연구용역을 마치기로 했습니다.

이후 사업용지가 적합한지 평가를 해 10월쯤에 강원도 내 최적의 국립묘지 조성 후보지를 선정할 예정입니다.

설계와 인허가 용역은 2024년에 마무리하고, 공사는 2026년에 들어가게 됩니다.

계획대로라면 2028년 하반기에는 강원권 국립묘지가 문을 열 전망입니다.

사업 대상지는 강원도 내 시군에서 공모를 받아 고를 계획입니다.

현재 횡성군을 비롯해 영월군, 양구군이 국립묘지 유치를 신청했습니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은 국립묘지가 없어 국가유공자들이 멀리 서울, 대전, 이천 등에 안장해야 했던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호국의 선봉지인 강원도에 생기는 국립묘지가 "애국심을 높이는 데 자긍심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되고, 아울러서 우리 공동체가 함께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역시 강원도 보훈가족의 오랜 숙원이 해결됐다고 화답했습니다.

최지사는 "그동안 국가 유공자 어른들께서 내가 지킨 땅에서 묻힐수 있게 해달라는 말씀을 그동안 간절하게 해오셨는데, 호국영웅들을 당신들께서 지키신 땅에서 모실 수 있게 해주신 데에 대해서 깊이 감사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강원도 내 참전 유공자와 그 가족들 역시 한 목소리로 국립묘지 조성 소식을 크게 반기고 있습니다.

■ "시기 아쉬워, 하루라도 빨리 진척됐으면"

국립묘지 자료화면
하지만, 한편에서는 시기가 못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현재 강원도 내에 남아있는 6.25 참전 용사들의 연령은 대부분 90살 안팎입니다.

고령의 유공자들이 국립묘지가 개장하는 2028년까지 기다리실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이종호 광복회 강원도지부장은 “오랜 숙원사업을 하게된 만큼, 연세가 많으신 유공자들을 모실 수 있도록 한시라도 빨리 사업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습니다.

앞서 인터뷰를 했던 김진승 대한민국상이군경회 강원도지부장 역시 "사업을 추진하는 기간에 돌아가시게 되는 강원도 내 유공자들이 강원 국립묘지가 완성된 이후 이 곳에 묻힐 수 있도록 하는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