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본격화…롯데 형제 싸움 장기화_버려진 서커스 베토 카레로 역사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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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비밀금고에 있던 현금 수십억 원과 서류 뭉치가 전 비서실장의 처제 집에서 발견됐습니다.

검찰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해마다 3백억 원 대의 수상한 자금을 조성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박민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 중구 롯데그룹 본사.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34층은 검찰 압수수색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집무실에 있던 신격호 총괄회장의 개인 금고를 여는 순간, 안에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검찰이 신 총괄회장의 재산관리를 맡았던 이 모 전 비서실장을 추궁한 결과, 지난해 10월 해임될때 금고 내용물을 빼돌렸다는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이 전 비서실장은 자신의 집에서 다시 처제 집으로 금고 내용물을 옮겼고,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현금 30여 억원과 서류를 확보했습니다.

검찰은 신 총괄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계열사를 통해 해마다 3백억 원대의 자금을 조성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롯데 측은 배당금과 급여를 합친 돈이라 주장하지만 검찰은 비자금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입니다.

롯데쇼핑이 지난 2007년, 경기도 오산시 토지 10만 여㎡를 7백억 원에 매입하려다 한달 만에 천30억원에 사들인 것도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습니다.

신 총괄회장의 땅을 계열사가 비싸게 산 혐의 때문입니다.

<녹취> 부동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이쪽 일대가 다 신격호, 신 회장 땅이라고 보면 되죠. 거의 다..."

검찰은 대주주 일가의 소유 부동산을 롯데 계열사가 거래한 내역을 전수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박민철입니다.

<기자 멘트>

사실 롯데는 업계에서 '땅 부자'로 불릴 정도로 창사 이래 주요 알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토지를 사들였습니다.

1967년 창업 당시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부지에서 시작해 소공동 롯데호텔, 잠실에 있는 제1, 제2롯데월드 부지 등 주로 신격호 총괄회장 주도로 구입해 시세가 많이 오른 부동산들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10대 그룹 가운데 롯데는 현대차와 삼성에 이어 3위를 기록했는데요.

실질적으로는 1위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비상장사인 호텔롯데가 보유한 부동산이 반영되지 않은 데다, 그동안 롯데가 오른 땅값에 대해 자산 재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기준의 실거래가를 반영하면 전체 토지 보유액이 크게 늘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롯데가 모종의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금 한창 경기도 동탄 2기 신도시가 조성되고 있는데요, 동탄역이 들어설 핵심 상업지역 땅을 롯데가 사들였는데, 그 과정이 좀 석연치 않습니다.

롯데는 땅값으로 3천5백57억 원을 써냈는데, 입찰에 뛰어든 경쟁업체가 제시한 가격보다 무려 6백억 원 가까이 적었습니다.

상식적으로는 땅을 사는 거니까 높은 가격을 써낸 사람이 가져가야 하지만 땅 주인인 LH는 롯데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경쟁업체가 주관적 지표인 사업계획평가에서 최하점을 받으면서 롯데가 불과 2.39점 차이로 선정된 겁니다.

당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롯데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현재 검찰은 이 문제를 포함해 롯데의 각종 부동산 취득 경위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검찰의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는데, 롯데그룹으로선 경영권을 놓고 벌이는 형제 간 다툼이 더 발등의 불입니다.

코 앞으로 다가온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지지를 받는 쪽이 이기는 구조이기 때문인데요.

그동안 2연패를 당했던 신동주 전 부회장 측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신 전 부회장은 그젯밤 급히 도쿄로 가서 다시 한 번 주주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종업원 지주회만 설득하면 이번엔 신동빈 회장 해임안을 관철할 수 있다는게 신 전 부회장 측의 판단입니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신동빈 회장의 경영상 문제를 최대한 부각해 판을 흔든다는 전략입니다.

검찰 수사에 대응해야 할 신동빈 회장도 곧장 일본으로 가서 주주들을 안심시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 회장 측은 급격한 경영권 변동이 롯데에 훨씬 치명적일 수 있다며 주주들을 다독일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까지 판세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실상 지도부 공백 속에 호텔 롯데의 상장을 무기한 연기하는 등 롯데그룹이 추진하던 각종 사업들은 모두 중단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