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과학자 선정된 이대 이서구 교수 인터뷰 _빙어 시계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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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이런 지원은 받기 힘듭니다. 책임감을 느끼고 활성산소 연구에서 '치어리더(응원단장)' 역할을 제대로 해 볼 생각입니다" 2006년도 국가과학자로 선정돼 과학자 최고의 영예를 안은 이서구(63)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15일 과학기술부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여자대학에서 재직하는 만큼 여성 과학자 육성에도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며 이 같이 소감을 밝혔다. 이 교수의 연구 주제인 활성산소는 사람 몸 안에서 노화와 심혈관 질환, 암 등을 일으키는 유해 물질로 생명과학계의 관심을 모아왔다. 그는 현재 활성산소가 거꾸로 인체에 순기능도 한다는 점에 주목해 관련 원리를 연구하고 있다. 이 교수는 특히 활성산소의 양을 조절하는 체내 효소인 '퍼옥시레독신(Prx)'의 존재를 규명, 2003년 사이언스, 2005년 네이처에 관련 논문을 발표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바 있다. 미국국립보건원(NIH)에서 32년 간 재직한 바 있는 그는 지난해 12월 영구 귀국해 이화여대 분자생명과학부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소감을 간단히 말해달라 ▲ 6년간 15억원을 지원받게 됐는데 이는 굉장히 큰 돈이다. 관심 주제인 활성산소를 탐구하기 위해 우수 학자들과 교류를 넓히고 이 방면에서 '치어리더' 역할을 할 생각이다. 국민의 세금을 통해 마련한 연구비로 세계적인 성과를 이루도록 하겠다. --노벨상 후보로도 자주 거론된다 ▲ 민망한 말이다. 열심히 하면 언젠가 상을 탈 수도 있겠지만 더 잘하는 분이 많다. 과연 내가 제대로 기여(contribution)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성 과학자를 적극 육성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 여성들이 결혼적령기, 출산 적령기에 박사 과정을 한다고 밤 늦게까지 일하는 것에 배려가 필요하다. 그런 것을 잘 하는 나라가 미래 과학계에 최고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연구동에 샤워시설을 짓고 쇼파와 휴게시설을 만드는 등으로 공을 들였다. 이화여대는 여자 대학인 만큼 남녀공학이 못 갖는 독특한 제도를 가질 수 있다. 논문 쓰는 학생에게 기숙사 독방을 주는 등의 특전을 주려고 노력 중이다. 물론 국가과학자 지원금은 실제 연구에 써야 한다. 그러나 이대 측에 여성 과학자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많이 제안 할 생각이다. --이대에 활성산소 연구 인력이 얼마나 되나 ▲ NIH에서 온 활성산소 연구인력 4명이 있고 뒤에 이대 이원재 교수도 관심을 갖고 합류, 관련 논문을 썼다. 현재 교수 8명 규모의 활성산소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활성산소 연구 수준은 어느 정도까지 왔나 ▲ 예를 들자면 내가 지난해 세계 활성산소생물의학회(SFRBM)에서 주는 '디스커버리상'을 받았다. 활성산소 관련 학회에서 받는 상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안다. --올해 사이언스에 기고한 '전망(Perspective)' 글 내용은 ▲ 활성산소가 독성물질로만 알려져 있었던 것과 반대로 세포 신호전달의 매개체가 되는 등 좋은 일도 한다는 점을 지적한 글이다. 활성산소를 무작정 없애려고만 하면 인체에 독이 되는 경우가 있다. 활성산소가 순기능을 어떻게 하는지 그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것이 지금 연구의 관건이다. --국가과학자 지원금액에 만족하는가 ▲ 미국에서도 이런 규모의 지원을 받기 힘들다. 미국 생명과학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주는 기금이 하워드 휴즈 그랜트인데 여기서 최고 영예인 '풀 멤버(Full Memeber)'가 받는 금액보다 많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본다. 30만∼40만달러 받는 프로젝트 서너 개에 해당하는 금액인 만큼 이 정도 받는 학자는 미국서도 20∼100명 정도일 것이다. --국적이 미국인데 향후에도 이 국적을 유지할 계획인지 ▲ 미국에서 공무원(NIH 근무) 생활을 해 연금을 받는다. 때문에 미국 국적을 바꾸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