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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개와 고양이 사이라고 하면 원수지간처럼 여겨지죠? 그런데 강원도의 한 마을에서는 개가 고양이를 친자식처럼 돌보고 있다고 합니다. 이 고양이 엄마가 발발이라고 하는데요. 어미 개의 지극한 모성애, 이 이색현장에 최세경 프로듀서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강원도 양양의 한 농가. 금방 잠에서 깬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사이좋게 어울려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특별한 관계입니다. 강아지 세 마리뿐만 아니라 고양이 세 마리가 모두 이 개의 젖을 먹고 자라고 있는 것입니다. 3년생 발바리종인 이 개의 이름은 귀신. 생긴 모습이 귀신을 닮아 주인이 붙여준 이름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이야기는 고양이의 출생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황경인: 고양이가 여기 새끼 세 마리를 낳아놓고 이놈이 저기 한 10일 돼서 난지 한 10일 돼서 없어진 거예요. 그러니까 귀신이가 데리고 가서 자기가 키우는 거야, 자기가 젖 먹여가면서... ⊙기자: 귀신이 새끼 고양이들에게 젖을 먹인 지 3개월째. 이제 고양이들은 마치 엄마 고양이의 품에서처럼 편안해 보입니다. 또한 강아지 세마리중 한 마리만 귀신이 낳은 새끼일 뿐 나머지 두 마리는 주인이 주워다 놓은 강아지들입니다. 아침 식사시간, 오늘의 메뉴는 라면밥입니다. 아침을 먹고 개집으로 가던 귀신. 갑자기 먹은 밥을 게워냅니다. 그리고는 그것을 새끼에게 먹입니다. ⊙장인춘: 글쎄, 저도 엄마가 그렇게 키웠지 하는 생각, 부모 생각을 좀 나게 해요. ⊙기자: 이런 귀신의 지극한 모성애 때문일까. 새끼 고양이와 강아지들은 마치 형제들처럼 오손도손 친하게 뛰어놉니다. 점심 무렵, 이들의 형제애를 보여주는 작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같은 동네에 사는 개가 놀러왔습니다. 집 주인의 아들은 특별히 생선뼈를 내놓았습니다. 그러자 놀러온 개는 혼자 먹으려는 욕심에 새끼 고양이들을 내쫓습니다. 내쫓긴 고양이는 강아지 형제에게 다가가 도움을 청합니다. 개의 젖을 먹고 강아지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이 고양이 새끼들은 나무 위를 오른다거나 벌레를 잡아먹는다거나 하는 고양이의 습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황경인: 고양이라는 걸 잊어 버리고 자기가 강아지인 줄 알아요. 저게 커서라도 쥐를 과연 잡을 수 있을까, 저게 쥐를 잡아야지 주인한테 귀여움을 받는데... ⊙기자: 귀신이 고양이들을 지극정성으로 길러온 지난 3개월. 그러나 그것은 고통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귀신의 몸 곳곳에 고양이들의 날카로운 발톱 때문에 수많은 상처들이 생겼습니다. ⊙허정희: 그 주인이 밥을 주면 자기가 와서 밥 먹으려다가 와서, 고양이가 한 마리라도 없으면 가서 또 어디가서 데리고 와서 같이 먹이고 그러더라구요. 그러니 진짜 잘못된 사람보다 10배, 100배 낫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더라구요, 그게. ⊙기자: 비록 개지만 버려진 고양이들과 강아지들을 거두어 키우는 귀신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새삼 느끼게 합니다. KBS뉴스 최세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