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상여·휴가 사라진 씁쓸할 추석_카지노 출납원 금형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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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동을 해도 주문 물량이 없어서 큰일입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어 추석 연휴에도 일하지만 계속되는 적자에 한숨만 나옵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에게는 민족 대명절인 한가위가 반갑지만 않다.

개성공단 사태 166일 만에 다시 공장을 가동하는 기쁨을 맞은 것도 잠시 계속되는 적자와 주문 확보의 어려움으로 연휴를 마음 편히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다수 입주기업은 공단 사태로 입은 피해를 최대한 빨리 복구하기 위해 추석 당일 하루만 쉬고 연휴와 토요일에도 공장을 돌릴 계획이다. 추석을 공단에서 보내는 주재원들도 있다.

그러나 주문 물량이 많아서 연휴에도 일하는 것이 아니다. 제때 납품을 못 해 배상청구가 걸린 물량을 처리하거나 5개월간 일손을 놓은 북측 근로자들을 다시 숙련시키기 위해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옥성석 나인모드 회장은 "주문이 밀려서 연휴에도 공장을 가동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물량은 얼마 안 되지만 공단 잠정폐쇄 전에 주문받은 상품을 지금이라도 납품하기 위해서 가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입주기업 대표도 "공장 가동률이 30%밖에 안 되지만 앞으로 주문을 받으려면 라인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면서 "나는 내일 공단에 들어갔다가 오후에 나오지만, 주재원은 다음 주까지 계속 남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경영 악화로 직원들에게 명절 선물이나 상여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는 것도 올 추석 입주기업들의 분위기를 어둡게 만든다.

기업들은 공단 사태로 지난 5개월간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은 데다 운영자금이 부족해 여기저기서 대출을 받은 상황이다. 개성공단 외에 생산시설이 없는 기업들 가운데는 직원 수를 줄인 곳도 다수다.

통상 명절에 북측 근로자에게 초코파이를 1∼2상자씩 줬지만, 올해는 그런 기업이 없을 전망이다. 업체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성과보수 형태로 주던 초코파이를 연말까지 하루 2개로 제한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올해 추석 상여금 지급 계획에 대해 묻자 "그런 건 묻지 말아달라"며 "다들 너무 어려워서 월급만 겨우 챙겨주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창섭 삼덕통상 대표도 "그동안 입은 피해가 너무 커 추석 선물이나 상여는 염두를 못 내고 있다"며 "연휴에도 북측 근로자들이 다 나와 일하지만, 그동안 쉰 탓에 생산성은 이전의 20∼30% 수준"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가 경협보험금을 이날부터 반환하라고 통지한 것도 기업에게 큰 부담이다.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기업들이 돈이 다 바닥나고 자금 상황이 굉장히 어려워 명절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다"며 "정부가 경협보험금 상환을 유예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