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3분기까지 부족…정부가 타이완에 협력 요청해야”_자유 시장 전문 포커 키트_krvip

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 문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자 국내 업계에서도 정부가 주요 생산국인 타이완에 차량용 반도체 증산 협력을 요청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오늘(10일)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과 대응’ 보고서를 통해 타이완 기업 TSMC가 글로벌 공급의 70%를 점유하는 차량 전력제어용 마이크로 콘트롤 유닛(MCU)의 공급 지연이 국내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폭스바겐·도요타·GM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는 공장 가동 중단이나 생산량 하향 조정에 나서고 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는 다른 시스템 반도체보다 수익성이 낮은 데다 높은 신뢰성과 안전성을 요구하고 결함 발생과 안전사고, 리콜 등의 부담이 있어 신규 업체 진입이 쉽지 않은 만큼 단기간 공급량 확대가 어려운 품목입니다.

이에 따라 기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 외에 대체 파운드리 업체를 찾으려면 공장 적응을 위한 반도체 재설계, 시제품 안전성 확인 등에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사실상 기존 파운드리의 생산 물량 확대만이 유일한 대안입니다.

이미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도 타이완 정부에 차량용 반도체 증산을 위한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협회는 수급 차질이 길어질 때를 대비하기 위해 삼성전자, DB하이텍 등 국내 파운드리 업체를 통한 대체 생산 역량 확보도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와 파운드리, 자동차 업계 간에 협력하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해외 의존을 줄여갈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는 국내 파운드리 업체의 주력 생산 품목이 아니므로 정부의 신규투자 인센티브, 세제 지원 등이 필요할 것으로 봤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은 이미 장기화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은 올해 1분기에만 67만 대로 예상되며 중국에만 한정해도 폭스바겐, 혼다 등 외국인 기업 위주로 5∼14일간 공장 가동이 중단돼 총 생산 대수의 1%인 25만 대의 차질이 예상됩니다.

공급 차질의 핵심인 MCU의 리드 타임(발주부터 납품까지의 소요시간)이 26∼38주임을 고려하면 3분기까지 글로벌 공급 차질이 지속할 전망입니다.

폭스바겐과 도요타, GM은 세계 각국의 공장을 멈추거나 생산량을 줄이고 있고, 포드·르노·FCA·혼다·닛산 등도 일시 생산 중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완성차 업체들이 수익성 낮은 소형차 위주로 감산을 진행 중이며 상용, 대여용 차량의 공급은 현저히 감소하는 추세라고 전했습니다.

현재는 재고 소진과 비인기 차종 위주 감산으로 타격을 최소화하고 있으나, 공급 차질 장기화 시 주력 모델들의 생산 차질도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의 경우 한국GM이 1월 중 특근을 취소한 데 이어 이달 부평 2공장 생산량을 감축하는 등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다만 현대차·기아는 협력사가 재고를 미리 확보했고 르노삼성차는 르노그룹 차원에서 장기공급을 관리하고 있어 당장 생산 차질 문제는 없는 상태입니다. 쌍용차는 생산물량 감소 등으로 단기간 문제는 없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