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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K-POP 거물 양현석, 경찰에 소환되다

지난 27일 새벽, 검정 빵모자를 푹 눌러 쓰고 커다란 마스크로 얼굴 대부분을 가린 중년 남성이 서울지방경찰청 지하 5층 지하주차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취재진이 달려들었지만, 남성의 동행이 몸으로 촬영을 저지했다. 사진기자가 겨우 그의 얼굴 몇 컷을 카메라에 담았다. 쫓기듯 황급히 지하주차장을 빠져나간 이 남성은 K-POP 거물,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전 총괄 프로듀서였다.

양 전 총괄 프로듀서는 전날 오후 4시쯤 경찰에 비공개 소환됐다.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고 있는 피내사자로 참고인 신분이었다. 형사 입건된 피의자 신분도 아니었건만, 경찰 소환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겠다는 그의 의지는 대단했다. 지난 2월, 성접대 의혹이 나오자 제발로 경찰에 출석해 포토라인에 섰던 가수 승리와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내사만 한 달…'승리'는 12일 만에 수사전환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는 굵직한 수사를 도맡아 한다. 수사엔 이골이 났다는 형사들이 모여 어려운 사건을 파헤치는 곳이 광수대다. 영화 <베테랑>에서 황정민 배우가 연기했던 형사도 광수대 출신이었다.

그런 광수대가 양 씨의 성접대 의혹을 내사하게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앞서 승리의 성접대 의혹을 수사했기 때문에, 내사가 보다 수월할 것이란 계산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두 사건을 대하는 광수대의 자세는 사뭇 달랐다.


승리의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건 지난 2월. 경찰은 언론보도 직후 내사에 착수했고 승리는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12일 만에 경찰은 내사를 수사로 전환하고 승리를 성매매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당시 경찰은 "추후 압수수색 등을 위해 수사로 전환한 것"이라고 밝혔다.

양현석 씨의 성접대 의혹이 불거지자 경찰은 또 내사에 착수했다. 그리고 약 한 달 동안 참고인들을 극비리에 소환했다. 그리고 내사 29일 만에 양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내사만 한 달이 이어지고 있지만 양 씨의 입건 여부는 미정이다.

물론 두 사건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승리의 성접대 의혹에는 물증이라고 할 수 있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있었고, 유리홀딩스 유인석 전 대표 등 공범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도 명확하게 등장했다. 이에 비해 2014년으로 거슬러가는 양 씨 사건은 사건 관계자들의 증언에 기대야 하는 측면이 강해 실체를 알기 더 어려워 보인다.

<'내사 종결'이 뭐길래?>
'내사'는 수사기관이 정식 수사를 시작하기 전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단계로, 의혹이나 첩보가 신빙성이 있는지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단계를 일컫는다. 내사 이후의 단계가 '수사'인데, 참고인이었던 피내사자를 피의자로 형사 입건하면 정식 수사가 시작된다. 수사를 개시하면 이후 압수수색 등의 수사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반면, '내사' 결과, 의혹에 신빙성이 없거나 입증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사건은 '수사'로 전환되지 못하고 '내사 종결'된다.


'내사 종결'이냐 '수사 전환'이냐

최근 양 씨 사건을 이대로 내사 종결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는 데에는 수사 베테랑인 광수대가 내사에만 한 달을 끌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담당 수사관들은 수사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라며 "사건 직후 이미 언론에 보도된 만큼은 사건을 다 파악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수대는 양 씨가 소환된 당일까지 양 씨 소환 사실을 확인해주지 않을 만큼 취재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는데 지극히 조심스러워했다. 광수대 관계자는 "참고인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수사의 어려움을 토로해 왔다. 의혹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를 찾지 못하면 사건을 내사 종결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내사 종결이 아니라면, 경찰이 승리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수사 전략을 바꿨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당시 경찰은 신속하게 승리를 입건했지만, 총력 수사에도 불구하고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용두사미 수사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양 씨 사건은 시간을 두고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양 씨의 성접대 의혹이 제기된 시점은 2014년 7월. 성매매 알선 혐의는 공소시효가 5년이니 약 한 달의 시간이 남았다. 최근 한 언론에서 2014년 7월 이후의 추가 성접대 의혹을 제기했지만, 공소시효가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광수대 관계자는 "사건을 전반적으로 보고 있다"며 "범죄 혐의가 있어야 공소시효를 계산할 수 있는데, 아직 내사 중이다"며 말을 아꼈다.

어쨌든 싸이와 정마담 등 주요 참고인을 소환하고, 양 씨까지 불러 조사했으니 광수대엔 이제 하나의 선택만이 남아있다. '내사 종결'이냐 '수사 전환'이냐, 그것이 문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