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나선 몽골아이들 _브라질의 스포츠 베팅_krvip

거리 나선 몽골아이들 _구글 집에서 돈 버는 방법_krvip

⊙앵커: 징기스칸의 영광을 지낸 광활한 땅 몽골은 지금 자본주의 체제로의 전환기에 놓여 있습니다. 10년 전부터 시행된 시장 경제의 성장 속에서 그 반작용으로 해마다 가출아동의 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아이들이 집을 나와서 거리의 아이들로 살아가고 있는지 최세경 프로듀서가 몽골의 거리를 돌아봤습니다. ⊙기자: 시장 경제 도입 10년째를 맞은 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 거리는 온통 현대식 건물과 자동차들로 가득합니다. 고급 외제차도 도시의 낯익은 풍경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변화의 이면에 어두운 그림자도 있습니다. 일명 거리의 아이들로 불리는 가출 아동들입니다. 가난 때문에 버려졌거나 집을 나와 어느 새 거리의 불청객이 돼 버린 아이들. 구걸로 생존을 해결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거리는 삶의 전쟁터입니다. 백화점 앞에서 만난 11살짜리 소녀 보슬랑도 그런 아이들 중 하나입니다. ⊙기자: 부모님은? ⊙보슬랑(여, 11살): 두 분 다 계신데 어머니는 시장에서 쓰레기 모으는 일을 하시고, 아버지는 그냥 술만 많이 드십니다. ⊙기자: 철부지 동생을 돌보며 언제 올지 모를 어머니를 기다리고 있는 보슬랑. 오늘 밤은 또 어디서 보내야 할지 걱정입니다. ⊙미진도르진(몽골 아동보호센터 원장): 90년 이후 몽골의 경제사정이 너무 어려워졌습니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기도 힘들어 졌고, 갈 곳이 없어진 아이들이 거리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기자: 한때 이런 아이들의 숫자는 4000명을 넘어섰고 몽골정부는 아이들을 보호소에 수용하는 대책을 세웠습니다. 이곳은 바얀주르 국립아동보호소. 경찰에 의해 이끌려 온 아이들은 이곳에서 임시적인 보살핌을 받게 됩니다. 아이들의 표정에는 오랜 거리생활에서 오는 고단함이 묻어 있었습니다. ⊙기자: 왜 가출했나? ⊙어윰 보스톱(남, 5살): 아버지가 많이 때렸어요. ⊙기자: 왜 가출했나? ⊙오또르 지첵(여, 10살): 어머니가 있지만 돈이 없으니까... ⊙기자: 집에 가고 싶지 않나? ⊙오또르 지첵: 가기 싫다. 여기서 살고 싶다. ⊙기자: 거리에서 뭘 했나? ⊙후츠나 바쿤체(남, 11살): 아이들과 놀고 자고 쓰레기를 줍고 그랬다. ⊙기자: 현재 이곳에 머무는 아이들은 120명 정도. 대부분 6살에서 17살까지의 아이들입니다. 그런데 이 보호소에서는 이들을 위해 짜여진 일과가 없기 때문에 아이들은 스스로 알아서 매일매일 시간을 보냅니다. 아이들의 건강도 큰 문제입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의 건강진료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은 바로 한인의사 전의철 씨입니다. 연세사회복지재단 몽골지부장이기도 한 전 씨는 3년 전부터 자원봉사로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거리에서 얻은 각종 질병은 이곳 아이들이 안고 있는 공통의 문제. 곪은 상처에 꼼꼼히 약을 발라주고 영양상태가 안 좋은 아이들을 위해 비타민 같은 간단한 약품들도 나누어주고 있습니다. ⊙전의철(의학박사): 거리를 다니다가 이쪽으로 끌려 오고 그런 아이들이어서 위생상태도 나쁘고 굉장히 피부병 같은 것들이 주로 많은 것 같아요. 겨울이 되면 특히 감기, 기관지염, 또 심하게 되면 폐렴, 이렇게 되는데 그때그때 거기에 대한 대처를 해 주고 있죠. ⊙기자: 의료시설이나 복지혜택을 전혀 받지 못 하고 있는 몽골의 아이들. 약을 나눠 주고 건강을 챙겨주는 일이 전 씨가 할 수 있는 전부지만 조금씩 몸과 마음을 회복해 가는 아이들이 고마울 뿐이라고 합니다. 지난 90년 시장경제 도입 이후 심화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 속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거리의 아이들. 몽골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도 외국의 지원도 없는 가운데 아이들은 오늘도 거리에서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KBS뉴스 최세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