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가 펀드에 등돌린 네가지 이유_전자 빙고 다운로드_krvip

개미가 펀드에 등돌린 네가지 이유_초대 팀 베타 수락_krvip

한때 대표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꼽혔던 주식형펀드가 외면당하고 있다.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60조원 아래로 추락했다. 2008년 85조원을 넘어 86조원에 육박했던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지난달 말 기준 59조7015억원을 기록했다. 6년 만에 주식형펀드 자금이 26조원 가까이 증발한 셈이다.

전체 주식형펀드 자금에서 개미로 일컬어지는 개인투자자 비중은 지난 2007년 57%로 절반을 훌쩍 넘겼으나 지난해 36%까지 쪼그라들었다. 전체 펀드 투자자금이 줄어드는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급감한 것이어서 결국 개미가 주식형펀드에 등을 돌린 것이 주식형펀드 몰락의 주요 원인이라는 얘기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차지훈 금융연구실 수석연구위원은 이같은 개미의 이탈 원인으로 기존 투자의 실망스런 성과, 향후 기대수익률의 저하, 투자가능한 가처분소득의 부족, 금융회사에 대한 불신 등 4가지를 꼽았다.

차 연구위원은 “국내 주식형펀드의 설정액 감소는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면서 환매물량이 꾸준히 늘어났지만 환매자금이 다시 유입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면서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비자발적 장기투자’를 경험한 기존 주식형펀드 가입고객의 환매자금도 심리적 위축 등으로 중위험중수익 상품군으로 이동하거나 대기성 자금으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채권형 상품군 가입은 확대되는 추세다. 2008년 11월 5조8000억원 수준이던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지난달 말 14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또 위험을 피하기위한 대기성 자금이라고 할 수 있는 단기금융상품, 머니마켓펀드(MMF) 잔액도 95조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금융위기 당시 ‘반토막 펀드’를 경험한 투자자들이 펀드에 대한 기대수익률 자체를 낮게 잡고 있는 것 역시 개인투자자들이 펀드를 외면하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금융투자자의 투자실태에 관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주식형펀드로부터 기대하는 기대수익률은 2008년 25.3%에서 2012년 16.5%로 추락했다.

여기에 전셋값 급등 등을 이유로 개인의 가처분소득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차 연구위원은 “소득 증가가 부진한 상황에서 전세가격의 급등과 반전세로의 전환 등 주거시장의 변화는 투자가능 가처분 소득의 감소와 환매수요 증가를 견인하며 개인 투자자의 펀드시장 이탈을 가속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2010년부터 이어진 전세가격 상승은 펀드가입자들의 환매를 가속화시키는 또다른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금융회사 운용능력에 대한 불신 역시 개인투자자들이 펀드를 외면하게 만들었을 것이라는 평가다. 차 연구위원은 “주식형 펀드시장의 위축은 자산운용사, 펀드판매사와 개인 투자자 사이의 불신 등에도 기인한다”며 “불완전판매와 사후관리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금융회사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트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