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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10시,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이 모니터에 일제히 나타났습니다. 방송사들은 TV나 유튜브 채널 등으로 '제13차 비상경제 민생회의' 윤 대통령의 발언을 중계했습니다. 계획에 없던 일이었습니다.

생중계는 회의 시작 불과 20분 전 공지됐습니다. 다급한 재난·안보 상황도 아닌데, 대통령 발언 생중계가 이렇게 급히 결정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공공요금 상반기 동결', '에너지 요금 인상 시기 조절', '물가 안정에 통신·금융 분야의 자발적 참여' 등의 이야기가 생중계로 국민들에게 전달됐습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난방비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여론에 호소해 왔습니다. 기조가 달라진 걸까요?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기존과 다른 조치가 나왔다면, 이유가 있기 마련입니다.

■ "경기장의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지지율에 대한 질문에 "경기장의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해야 할 일은 하겠다는, '뚝심'을 강조한 답변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이 정말 지지율에 신경 쓰지 않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접촉해 본 참모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매주 정례 여론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가 하면, 눈에 띄는 결과가 나오면 분석 보고서도 작성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정 운영의 '위기 요인'과 '기회 요인'도 주기적으로 정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실이 '국정 지지율' 조사에 민감한 이유는 '국정 동력' 때문입니다.

국정을 몸에 비유하면, 대통령실은 '머리' 역할입니다. 머리가 지시를 내려도 손발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손발이 움직여도 다른 장애물이 있다면 뜻대로 하기 쉽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 국정 동력이 약하면 부처 공무원들조차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국정 과제의 장애물을 돌파하는 건 더 어렵습니다.

국정 동력을 강화하는 여러 요소가 있지만, 큰 것 가운데 하나가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입니다.

■ '헉' 소리 나온 난방비…관심은 전당대회?

지난달 중순 12월 난방비 고지서가 각 가정에 속속 도착했습니다. 겨울철 에너지 사용이 늘어난 데다, 난방비 요금이 오르면서 전년과 비교해 '헉' 소리가 나올 정도의 숫자가 찍혀있었습니다. 민심이 동요했습니다.

비슷한 시기, 대통령실과 여당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문제로 시끄러웠습니다. 나경원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이른바 '윤심(尹心)' 논란이 정치권의 가장 큰 이슈였습니다.

이때 대통령실의 '위기 요인' 보고서 앞부분에 적힌 건 난방비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실도 물론,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경제수석이 급히 브리핑을 자처해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지원 확대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주목받은 건 난방비 대책보다 '윤심' 논란이었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30%대 후반~40% 초반이던 국정 지지율이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올라갈 때는 천천히, 내려올 때는 빨리', 지지율은 롤러코스터와 비슷하게 움직입니다.


■ '학업계획서'는 내놨는데…결과는 언제쯤?

상반기 공공요금 인상 자제, 에너지 요금 인상 속도 조절, 금융과 통신 분야 경쟁 촉진 등, 15일 제13차 비상경제 민생회의에서 나온 물가 대책은 말 그대로 전방위적입니다.

이 같은 대책 발표는 3주쯤 전부터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난방비 고지서가 나오고 '윤심' 논란이 한참이던, 국정 지지율이 떨어지는 모양새를 보이던 때입니다.

정부가 묶을 수 있는 요금은 최대한 묶고, 수천만 원대 성과급 등으로 국민 여론이 좋지 않던 은행과 통신 업계를 정부가 압박하는 대책은 이때부터 준비됐습니다.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국정 지지율을 반등시켜 국정 동력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윤 대통령은 올해 국정 기조를 이른바 '3대 개혁'(노동·교육·연금개혁)의 본격 추진으로 잡았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누군가는 반대할 '개혁 작업'은 국정 동력 없이는 해나갈 수 없습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발표를 '학업계획서'라고 표현했습니다. 앞으로 해야 할 숙제가 잔뜩 적혀 있습니다.

국제 에너지 가격과 물가가 전부 오르는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묶어놓은 공공요금과 에너지 요금은 하반기에는 인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반기 상황은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는 게 대통령실 관계자 얘기이지만, "하반기에는 국제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지 않겠나"라는 희망 섞인 관측이 어긋난다면 요금 인상은 불가피합니다.

금융과 통신 업계의 경쟁을 강화해 소비자 비용을 떨어뜨리겠다는 것도 큰 숙제입니다. 각자 이윤을 낮추면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경쟁이 일어날지, 독과점의 머릿수만 늘어날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비상경제 민생회의'가 급히 생중계로 변경된 데는 국민들에게 직접 뜻을 전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각종 '논란'에 정책 발표가 자꾸 가려지다 보니, 민생 대책을 내놓는 모습을 직접 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대책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발표한 '학업계획서'입니다. 올해 하반기쯤 나올 결과를 보고 국민들은 학업 성적표를 매길 것입니다. 이른바 '3대 개혁' 추진 결과도 성적표에 반영될 것입니다.

올 하반기 국정지지율, 국정 동력은 내년 총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비상한 시기, 비상한 조치가, 비상한 방법으로 발표된 이유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