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화석 에너지 없는 마을 _신발을 걸다_krvip

英, 화석 에너지 없는 마을 _위험 없는 베팅_krvip

<앵커 멘트>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는 지구 온난화 문제 그리고 석유자원의 고갈에 대비해 지구촌은 미래 에너지 확보전이 치열합니다. 최근 유럽에서는 각 가정이나 공동주택 등에서 재생 가능한 자원을 이용해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 생산하는 마이크로 발전 방식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하는데요. 영국의 베드제드라는 마을이 이 마이크로 발전 방식을 채택해 화석 에너지 사용 제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런던의 김종명 특파원이 이곳을 소개해 드립니다. <리포트> 런던 도심을 갓 벗어난 주택가... 저층의 공동주택이 죽 늘어선 한 편으로 특이한 모양의 주택 단지가 있습니다. 건물 지붕은 꽃과 잔디로 덮여있고, 마치 닭벼슬처럼 생긴 장치가 가구마다 한 개씩 얹혀있습니다. 화석에너지 제로를 지향하는 베드제의 비밀입니다. 2년전 이곳에 입주한 사이먼씨, 도심아파트를 떠나 이곳으로 이사하면서 8살난 딸의 천식이 사라졌습니다. 방마다 설치돼있는 이 환기구를 통해 쾌적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사이몬(베드제드 주민) : "지붕에 있는 집풍기가 간접적으로 에어컨 역할을 하면서 신선한 공기를 들여오고 더러워진 공기를 배출시킵니다." 집안의 환기구는 특수고안된 이 집풍기와 연결돼있습니다. 이곳에서 모아들인 신선한 공기는 벽속에 설치된 관을 통해 실내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한층 따뜻해집니다. 집안에서 배출되는 더운 공기의 열을 빼앗는 것입니다. <인터뷰> "정말 좋습니다. 전기로 작동하는 에어콘으로 돈을 쓰는것보다 낫습니다. 집안의 열기를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베드제드에서 이용하는 또 다른 에너지원은 태양입니다. 이곳의 모든 집들은 정남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1층,2층,3층 모든 층마다 햇볕을 최대한 받아들일 수 있는 온실공간이 있습니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데워진 따뜻한 공기를 실내온도를 조절하는데 이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나오미(베드제드 주민) : "베란다 문을 닫으면, 밖이 추울 때 이곳이 찬 공간이 되어 안을 따뜻하게 막아줍니다. 여름에 더울 때는 다시 이 문을 닫고 블라인드를 내리면 됩니다." 이같은 온실효과를 극대화하기위해 모든 유리창은 이중,3중창으로 만들어져있습니다. 특수단열재가 들어간 건물벽은 두께가 50센티미터를 넘습니다. 창틀에 화분을 놓을 수 있을 정도로 두껍습니다. 거실이나 침실지붕도 상당부분 거울로 만들어져 햇볕을 흡수하고, 낮시간 실내 공간을 밝게해줍니다. 그 결과 90여가구 220여명이 살고 있는 이곳 주민들의 에너지사용량은 기존 주거시설에 비해 평균 70%가량 줄었습니다. <인터뷰>푸란(베드제드 관계자) : "이곳의 개발방식은 기존 방법보다 난방비는 90%,전기료는 50% 를 줄이고 있습니다." 건축단계에서부터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지만 그래도 필요한 최소한의 전기는 자체 생산하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자가 발전소, 석유나 석탄이 아니라 부근 목재가공소에서 나온 나무찌꺼기로 발전기가 돌아갑니다. 소음문제로 가동이 일시 중단된 상태지만 단지에서 필요한 전기 소비를 대부분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인터뷰>제니 올간(베드제드 관계자) : "국영 발전소와 연계시켜 피크 타임때는 전기를 사고 남는 시간에는 팔고 합니다." 단지안 지붕이나 심지어 각 가정의 창문에는 까만 태양열 전지판이 붙어있습니다.이렇게 만들어진 전기는 단지안 주차장 곳곳에 세워진 전기자동차 충전기로 연결됩니다. 차 가격이 비싸 아직 이용하는 주민이 많지 않지만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자한명 두명 이용자가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스티브(전기 자동차 운전자) : "다닐수 있는 반경이 50마일인데, 사무실과 집을 오가는 거리는 5-6 마일에 불과해 익숙해지면 전혀 문제없습니다." <인터뷰>빌 던스터(베드제드 건축가) :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라 이미 다른곳에서 시도되었던 것들입니다. 우리는 그 방법들을 모두 모아 어떻게 고밀도 도시가구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지 보여 주려고 했습니다." 거대한 고압선 철탑이나 발전소 굴뚝과 대비해 소규모 자가 에너지 시설은 마이크로 발전이라 불립니다. 핵 발전소나 대규모 풍력발전이 환경오염 논란에 휩싸이면서 미래형 에너지 방식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런던 동쪽의 이 주거단지에는 아예 각 가정마다 직접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미니 발전기가 보급되고 있습니다. 여느 집처럼 가스로 난방을 하면서 바닥에 설치된 특수 장치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빵을 굽거나 TV를 보는데 지장이 없습니다. <인터뷰>피터 보이트(주민) : "일반 보일러보다 5백파운드(93만원) 더 비쌉니다. 하지만 일년에 125파운드(23만원)가량 전기료를 아낄 수 있으니 4년이 지나면 오히려 이득이죠." 개울가에 있는 시골 집에선 물의 흐름을 이용한 미니 발전시설이 실험중입니다. 영국정부도 오는 2010년까지는 전력소요량의 10%, 2020년까지는 20%를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마이크로 발전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이크로 발전이 광범위하게 보급되기 위해선 아직 넘어야할 장애물이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말콤 윅스(영국 에너지 장관) : "비용문제가 있고 어떤 것은 너무 비쌉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해 미래형 에너지인 마이크로 발전기술을 광범위하게 보급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습니다." 4년전, 도심 쓰레기장에 베드제드를 건축한 이 회사는 마이크로 발전 방식의 선두주자로 꼽힙니다. 이곳 베드제드의 성공에 힘입어 유럽 곳곳에 비슷한 형태의 공동 주거시설을 짓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회사도 에너지제로를 지향하는 이 새로운 주거형태가 '아직은 실험중'임을 강조합니다. 건축비는 보다 낮추면서, 에너지 효율은 보다 높일 수 있도록 기술을 보다 발전시켜야한다는 설명입니다. 주민들의 친환경의식, 생활방식의 변화도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합니다. <인터뷰>제니 올간(베드제드 관계자) : "정부와 개발업자들의 지원을 받으면 좋겠고, 중요한 것은 일반인들도 노력하면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지구 온난화와 저물어가는 석유에너지 시대를 맞아 세계 각국은 다양한 방식의 미래에너지를 확보하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자연과 기술을 결합해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하고 있는 이곳 베드제드는 '작지만 클 수도 있는' 미래에너지, 미래형 삶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