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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천 부평 함봉산 자락엔 산을 파고들어 간 토굴이 20여 개가 있는데요,

새우젓 창고나 피서지로 쓰였던 이 토굴들이 일제 강점기 아픈 기억을 증언하는 역사 체험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진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 부평 미군기지 인근 함봉산 자락.

철문을 열자 산을 뚫은 토굴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폭과 높이가 거의 일정하게 수평으로 파들어갔습니다.

입구에서 3분의 1쯤 들어온 지점입니다.

높이가 5m에 이르고 폭도 4~6m 정도로 어른 5명이 한꺼번에 지나다니기에도 불편함이 없을 정돕니다.

길이가 140m에 이르는 토굴, 내부 곳곳엔 동그란 구멍이 나 있습니다.

착암기로 뚫은 뒤 화약을 넣고 터뜨려 토굴을 더 파려던 흔적들입니다.

주민들은 일제 강점기 때 조선인들이 토굴을 파는데 강제로 동원됐다고 증언합니다.

<인터뷰> 김춘식(81살/인천시 산곡동) : "조광기 씨 아버지한테 내가 1960년대 듣기로는 징용으로 와서 파고 그랬대요, 한국 사람들이. 전부 한국 사람들이 팠대요."

토굴이 있는 함봉산은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수 물자를 만들던 일본군 조병창 자리 인근.

일제는 전쟁 막바지 미군 공습이 강화되자 군사 시설을 통째로 옮기기 위해 대규모 토굴을 판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조건(고려대 한국학연구소 연구교수) : "(군사)시설물들을 짧은 시기에 아주 먼 곳까지 이동한다거나 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인천 조병창 주변에 있는 산간에다 굴을 파서..."

부평문화원이 찾아낸 이 일대 크고 작은 토굴은 24개.

큰 토굴은 지난해까지 30여 년간 새우젓을 숙성하고 보관하는 창고 역할을 했습니다.

개인 주택에 딸린 토굴은 여름철 피서지이기도 했습니다.

가장 큰 토굴은 이제 한 달에 2차례씩 개방해 역사 탐방 장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규혁(부평문화원 기획사업팀장) : "우리 아픈 역사의 현장이기 때문에 이곳을 일반인에게 많이 알려주고 교훈을 얻기 위해서…"

문화원 측은 토굴을 근대 문화유산으로 보존하기 위해 문화재 등록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진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