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넘어서”…주한대사들에게 듣는 한미동맹의 미래_심리학자의 평균 수입은 얼마입니까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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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10월 1일, 한국과 미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 문서에 도장을 찍었고, 한미동맹이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70년이 흘렀습니다. 당시 한미동맹은 냉전의 산물로 탄생했습니다. 북한과의 전쟁을 함께 치르며 '혈맹'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70년이 지난 지금, 북한의 위협은 핵 개발로 인해 훨씬 더 고도화됐고, 국제 정세는 훨씬 더 복잡해졌습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 "한국은 이제 새우 아닌 거대한 물고기…동맹은 확장되고 있어"

"한미동맹이 70주년을 맞았는데, 계속 젊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관계는 계속 확장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건 한국의 역동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한국은 지난 40년간 크게 성장했어요. 한국이 고래 사이에 낀 새우 같다고 말들 하던데, 아닙니다. 이제는 한국이 거대한 물고기가 된 거 같아요. 국제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니까요."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는 오늘(17일) 국립외교원 주최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비전과 과제' 세미나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골드버그 대사는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이제 '한반도'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미동맹은 애초에 불가침 조약 때문에 생겨났지만, 이제는 동맹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겁니다.

골드버그 대사는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타이완 해협 문제나 필리핀 국경 수비대 문제를 거론하면서 "미국은 동맹과 파트너 네트워크에 의존하고 있고, 역내의 여러 문제들이 있을 때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역내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한미일 3국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골드버그 대사는 또 한미동맹이 지역 현안뿐 아니라 사이버 안보, 기후 등 위기 관리, 인도주의적 문제 등을 다루는 데에도 확장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스 주한유럽연합 대사
■ "인도태평양 지역, 지정학적으로 중요…한국 역할 기대"

인도태평양 지역은 전 세계 GDP의 62%, 무역경제의 46%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스 주한유럽연합대사는 "전체 교역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2천여 개의 선박이 매일 인도태평양 지역을 지나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며 인태 지역은 경제적으로도 중요하지만, 지정학적으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페르난데스 대사는 인태 지역의 안정이 유럽에도 중요하고, 유럽의 중요한 이해 관계도 얽혀 있는 만큼, 규범에 근거한 인태 지역의 질서가 중요하며, 이 과정에서 한국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공급망 문제나 기후변화 등과 같은 문제들은 인도태평양을 넘어선 전 지구적 문제이고, 미래 세대와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모든 글로벌 과제는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는 한국을 포함해 그런 의지가 있는 국가가 많고,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던 베넷 주한뉴질랜드대사도 "뉴질랜드의 수출국 50개 나라 중에 15개가 인태 지역에 있다"며 "경제적으로 중요한 지역인 만큼 강성 권력이 아니라 규범에 기반으로 한 평화로운 질서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 "한미 양자 협력과 함께 유기적인 네트워크 구축 필요"

"한미 양자 협력 내에 유기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일, 미중, 한미 등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 소규모 다자협의체, 예를 들면, 쿼드(미국, 일본, 인도, 호주), 오커스(호주, 영국, 미국), 한미일, 한중일 등과도 연결해야 합니다. 또 APEC과 같은 다자협의체와도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유와 번영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수 있습니다. "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은 오늘 세미나에 참석해 한미동맹이 양자 관계를 넘어서 다자 협력 네트워크에 편입돼 역할을 해야 하고, 특히 그 과정에서 '한미일' 3국의 협의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고립주의자가 차기 미 대통령 될 경우 동맹 전이 우려"

김 전 실장은 미국 입장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미중 전략 경쟁'에서 동맹 관리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리더로서의 역할을 미국에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실장은 만일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외치고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스스로 깨뜨린다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김 전 실장은 "게다가 미국은 현재 국제 현안에 개입하길 꺼려 하고 있고, 미국이 현재 쥐고 있는 힘과 실제 사용하는 힘 간의 격차도 커지고 있다"며 "이런 식이면 자유주의 국제 질서에 대한 글로벌 신뢰는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내년 11월 미국 대선까지 앞으로 1년이 중요한 시기라고 못 박았습니다.

만일 신고립주의자가 차기 미국의 리더가 된다면 미국의 동맹국들이 크게 흔들릴 것이고, 한국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경우 동맹국들이 미국과의 동맹보다, 중국과의 협력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전략적인 동맹 전이'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다시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한미 동맹이 큰 변곡점을 맞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