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대로 맞춰드려요”…전세사기 징계에도 여전한 ‘업(UP)감정’_페냐 베토 카레이로_krvip

“원하는 대로 맞춰드려요”…전세사기 징계에도 여전한 ‘업(UP)감정’_베팅 규제 브라질_krvip

[앵커]

빌라 시세를 부풀려 전세 사기 빌미를 준 감정 평가사들이 첫 징계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버젓이 이런 작업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박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년 전 20대 A 씨는 신축 빌라에서 매매 가격보다 높은 전세 계약을 맺었습니다.

시세를 부풀린 감정평가서엔 자신도 모르게 본인 이름이 올라가 있었습니다.

[A 씨/전세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제가 신청하는지도 몰랐어요. (감정평가) 받은 다음에 그 서류를 주더라고요. 전세가가 3억 6,900만 원 정도였는데 감정평가 금액이 3억 7천만 원으로 딱 나오더라고요."]

부동산 업계 종사자들만 쓸 수 있는 앱.

이런 빌라의 전셋값을 올리기 위해 감정가를 높이는 이른바 '업감정' 광고가 떠 있습니다.

원하는 금액을 맞춰줄 수 있다.

계약서만 있으면 더 부풀릴 수 있다는 취지의 광고가 이틀에 한 번꼴로 올라옵니다.

해당 업체에 문의해봤습니다.

[감정평가업체 직원/음성변조 : "(빌라 전세를 계약을 하려고 하는데, 공시 가격보다 조금 낮아요.) 네, 보내주시면 바로 오늘 답변 드릴게요."]

구체적인 금액을 얘기하자 문제 없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감정평가업체 직원/음성변조 : "(공시가격하고 140%를 적용했더니 2억 6천6백이에요. 1,400만 원이 모자라거든요.) 아 그 정도는 웬만해서는 해드릴 수 있어요."]

감정가를 부풀린 평가사들에게 업무 정지 2년 등 징계가 내려졌고, 아예 자격을 박탈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지만 시세 부풀리기는 여전한 겁니다.

최근 전세사기를 막기 위해 전세 보증 보험 가입 금액을 집값의 90%까지 낮추자, 이제는 10% 정도만 부풀리는 등 수법이 더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장석호/공인중개사 : "1억짜리 집을 1억 1,000만 원으로 감정평가만 해 준다면, 거의 매매가에 근접하게 반환보증보험이 가입할 수 있겠죠."]

정부는 시세 부풀리기 의혹이 있는 감정평가 천2백여 건을 들여다보고 있지만,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조은경/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