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을 보게 될 것이다”…‘하마스’ 고사 작전에 가자 주민 ‘생지옥’_포커에서 같은 무늬의 두 장의 카드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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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에 맨발로 대피 중인 여성과 어린이들. 가자시티, AFP=연합)
"사에드 다라베는 공습이 동네 건물과 시장을 파괴하고 있는 와중에 병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29살의 의사였던 그는 끝내 병원에 도착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가족 중 누구도 오래 슬퍼할 수 없었다. 살아남은 그의 아내와 형제, 어머니와 아버지는 모두 의료계에 몸담고 있었다. 그들은 병원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의 아버지는 화요일, 병원에서 진행된 장례식을 이끌었다. 흰 천으로 덮힌 맏아들을 내려다보는 그의 아버지의 목소리는 괴로움으로 물들어 있었다."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 인터뷰 발췌, 2023.10.10.-


■ '하마스' 고립작전에 '민간인' 고사 위기…"물, 전기 다 끊었다"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맞대응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대대적 보복 공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탱크와 장갑차를 집결해 가자지구를 봉쇄했습니다. 가자지구로 공급되던 물도, 전기도, 식량도 다 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전쟁 발발 엿새째인 오늘(12일),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끌고 간 150여 명의 인질이 돌아올 때까지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이나 생필품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의 허를 찌른 하마스의 도발 이틀 만에 가자지구에 대한 "완전 봉쇄"를 선언했습니다. 이스라엘 대테러조직의 수장인 하산 알리안은 하마스를 향해 "지옥을 원했으니, 지옥을 보게 될 것이다(You wanted hell-you will get hell.)"고 말했습니다. 가자지구를 향한 전면전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높이 6 미터, 총 길이 65km에 달하는 분리 장벽과 지중해로 완전히 고립된 가자지구에는 주민 약 230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 내 무장그룹 '하마스'가 통치하고 있는데,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곧 '하마스'라는 등식은 당연히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은 2007년 6월 하마스가 이 지역을 완전히 장악한 이후에도 물과 전기 등을 공급해 왔습니다. 하지만 전체 주민의 80%가 극심한 빈곤으로 인도적 지원에 의존해 살아갈 정도로 가자지구 내 상황은 열악합니다.

(이스라엘-가자 분리 장벽.  EPA/ MOHAMMAD SABBER)
가자지구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가혹한 공습은 밤낮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쟁 엿새째(12일), 지금까지 가자지구 안에서 폭격으로 숨진 사람은 1,200명을 넘겼습니다. 부상자 수는 수천 명에 달합니다. 이스라엘은 현재까지 가자지구 내 하마스 목표물 천여 곳 넘게 폭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주민들은 위험한 걸 알면서도 집에 머물거나 그나마 위험이 덜한 학교나 병원 근처에서 몸을 피하고 있습니다. 좁은 지역에 2백만 명 넘는 인구가 모여 있는 데다 어디까지가 하마스의 근거지이고, 어디까지가 민간인 시설인지 구분이 힘든 지역 특성상 공공시설도 안전지대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연료 부족으로 발전소 가동이 멈췄고, 물과 의약품 고갈도 시간문제입니다. 유엔은 가자지구 내 물과 식량이 열흘 정도면 바닥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는 피할 곳이 없다"…민간인 대피 가능할까?
앞서 설명한 것처럼 가자지구는 이미 하나의 거대한 감옥입니다. 가자지구 안에는 팔레스타인 주민뿐 아니라 하마스에 끌려간 인질 150여 명도 고립돼 있습니다. 아래 그래픽을 보면, 가자지구에는 인도적 지원과 민간인 이동을 위해 바깥 지역과 연결된 통로가 몇 곳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번 하마스의 공격 직후 이스라엘로 통하는 모든 통로를 차단한 상탭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남은 탈출 방법은 '라파'라고 불리는 이집트와 연결된 통로를 통해서 빠져나오는 건데, 이곳도 현재로서는 차단된 상태입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이집트 정부가 대규모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이곳을 통과해 이집트로 넘어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인포그래픽:김홍식)
유엔은 현재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상황을 '일촉즉발'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민간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포위 공격은 국제법에 따라 금지돼 있다"면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재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현실적으로 가장 필요한 것은 다만 몇 시간 동안이라도 '휴전'을 통해 시간을 버는 것, 그리고 가자지구를 빠져나갈 수 있는 '인도적 통로'의 개방입니다. 가자지구의 저명한 정치분석가인 멕헤이머 아부사다는 워싱턴포스트지에 "우리는 전기 없이 살 수 있습니다. 연료가 없어도 됩니다. 아주 적은 식량으로도 버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안전한 곳' 입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미 CNN 방송은 현지 시간 11일 현재, 미국인과 가자지구에 거주 중인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인접한 이집트로 대피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민간인 대피를 위한 최종 결정은 국경을 통제하고 있는 이집트에 달려있다고 CNN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