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나가라!”…미국에 퍼지는 中 감시 의혹_베토 매거진 마릴리아_krvip

“중국 나가라!”…미국에 퍼지는 中 감시 의혹_카지노 룰렛 웹사이트를 만드는 방법_krvip

[앵커]

갈등이 계속되는 미국과 중국, 이번엔 다시 타이완으로 불씨가 옮겨갔습니다.

미국이 타이완에 대량의 무기 판매를 승인했고 타이완은 우리 영토다, 주장하는 미국은 강한 반발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미국 워싱턴으로 갑니다.

이정민 특파원, 미국이 타이완에 수출하겠다는 무기, 상당한 금액대죠?

[기자]

네, 지난 1일 미국 국무부가 타이완 판매를 승인한 무기, 약 6억2천만 달러, 우리 돈 8천억 원 상당입니다.

전투기에 장착할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암람' 2백기, 적의 레이더를 파괴할 고속미사일 'AGM-88B' 100기가 목록에 포함됐습니다.

방산업체 레이시온과 록히드마틴이 제작사인데, 둘 다 중국의 제재 대상입니다.

타이완 영공 방어와 지역 안보에 기여할 거란 미국 얘기에 대만은 도움될거다, 환영한다는 반응 냈고, 중국은 미국이 오히려 긴장을 높이고 있다며 반발했습니다.

미국은 또 사실상 대사 역할인 미국 재타이완협회장에 대중 강경파, 로라 로젠버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국장을 선임하는 등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미중 관계, 냉온탕을 오가는 듯 하다가 최근에는 긴장이 유독 두드러지는 것 같아요?

[기자]

돌아보면 이달 초부터 중국에서 미국에 날아온 정찰 풍선 사태가 있었고,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 제공할 거라 미국이 주장하면서 중국 반발도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중국이 코로나19 발원지라는 미국 에너지부 기밀보고서까지 나와, 양국 관계에 악재만 이어지는 분위깁니다.

이러다보니 이제 미국에선 정치권이 나서기도 전에 민간에서 먼저 나서 중국을 경계하는 데까지 이르렀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기업이나 개인이 미국 땅 사는 걸 아예 막아버려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데요.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미국 북부 노스다코타주, 인구 5만8천 명의 그랜드포크스 시.

2월 말에도 영하 20도를 밑도는 이 곳을 북쪽으로 따라가면 넓은 공터가 나옵니다.

지역 주민 그레줄레스키 씨가 1년 넘게 의구심을 갖고 지켜본 땅입니다.

[벤 그레줄레스키/그랜드포크스 주민 : "지금은 원래 그들이 갖고 있던 땅의 두 배로 부지가 늘어났어요. 나머지 반으로 뭘 할지 모르는 거죠."]

이 부지의 소유주는 중국계 식품 기업 푸펑.

1년 전 옥수수 제분 공장을 짓겠다며 370 에이커, 약 1.5제곱킬로미터의 토지를 사들였습니다.

그레줄레스키 씨는 이 부지가 군 기지에서 지나치게 가깝다는 점에 의문을 갖습니다.

[벤 그레줄레스키/그랜드포크스 주민 : "제일 우려되는 건 역시 안보 문제입니다. 맑은 날에 여기 건물에 올라가면 육안으로 공군 기지가 보여요. 그 안에 드론과 다른 혁신적인 것들이 많이 있죠. 분명히 우려되는 일입니다."]

그래서 공군 기지까지 한 번 차로 달려봤습니다.

20km가 안 되는 거리.

불과 17분 걸렸습니다.

[KBS 취재진 : "여기가 끝인 것 같아. 왜냐면 저기 게이트 비슷한 게 보여."]

최신 드론 기술과 우주 네트워크 센터 등을 갖춰 미군 통신의 핵심이라 불리는 곳입니다.

주민들의 주장은 중국 기업이 여길 떠나야 한다는 겁니다.

미국이냐 중국이냐 당신이 선택해라, 중국 기업이 공장을 건립할 거란 사실이 알려진 뒤 주변 곳곳에는 이렇게 중국을 겨냥한 이런 푯말들이 세워졌습니다.

이 부지에 지어지는 공장이 중국의 첩보 활동으로 이어질 거라는 게 주민들 주장입니다.

[션 보클레어/그랜드포크스 주민 : "그들과 경제적인 관계를 맺게 된다면, 미국의 이익이 아닌 중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지방 정부의 정치인들에게 돈이 돌아가게 될 겁니다."]

5천 명 넘는 지역 주민들이 건설을 허가해준 시에 항의서를 보내고, 시 의회에 참석해 항의도 했지만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데이빗 워터맨/그랜드포크스 주민 : "대체 그랜드포크스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까? 어떻게 그 기업이 중국 공산당과 연결된 중국 기업이란 걸 못 볼 수 있죠?"]

농업이 중심인 그랜드포크스 시.

푸펑이 처음 지역에 들어오겠다고 했을 땐 경제적 이득을 기대하며 계약을 기뻐했었습니다.

FBI의 안보 문제 제기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한 달여 전 군이 새로운 입장을 내놨습니다.

푸펑의 공장 건설이 장기적, 단기적으로 국가 안보에 큰 위협을 가져올 거란 내용이었습니다.

결국 시는 중국 기업에 내줬던 허가를 백지화했습니다.

[브랜던 보첸스키/그랜드포크스 시장 : "중국의 경영진들이 지역 사회에 접근할 수 있다거나, 더 가까워져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등의 걱정이 있었죠. 그게 공군 쪽에서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랜드포크스 시에서 일어난 일은 특이한 사례가 아닙니다.

미국 전체 22개 주가 중국 기업이나 개인의 미국 농지 소유를 제한하는 조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이런 농지가 미국 농토의 1%라곤 하지만, 찬성론자들은 10년 새 20배나 늘어난 걸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충돌이 잦아진 미중 관계, 최근엔 남중국해 상공에서 미해군 정찰기와 중국전투기가 불과 150미터 거리를 두고 대치한 일도 있었습니다.

["지금 중국 전투기를 가까이서 보고 계십니다. 공대공 미사일로 무장한 2인승 J-11 전투기인데요. 약 15분 째 제가 탄 미 해군 비행기를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에서 미국으로 날아온 정찰용 풍선 격추가 겹치며 일반 시민들의 중국에 대한 거부감과 의심이 부쩍 높아졌단 분석입니다.

이틈에 원래도 중국에 강경했던 공화당 의원들은 중국의 미군 기지 인근 부동산 거래를 막는 연방법 제정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미국 내 중국인 소유 토지가 가장 많은 텍사스에선 이런 법들이 중국과 아시아에 대한 혐오만 조장할 거라며 시위까지 벌어졌습니다.

[진 우/텍사스주 하원의원 : "중국계 아시아인, 혹은 다른 모든 아시아인들을 공격하거나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도 안보 위험을 해결할 방법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도마에 올랐던 중국 기업 푸펑 USA는 KBS의 인터뷰 요청에 지금으로선 할 얘기가 없다는 답을 보내왔습니다.

그러는 사이 미국은 높아진 반감을 토대로 중국에 대한 견제책의 수위를 점점 높여가고 있습니다.

미국 그랜드포크스에서 이정민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자료조사(현지코디):이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