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질환 뿐 아니라 전신이 망가져”…가습기 살균제 피해 극심_베토 카레로 세계의 온도_krvip

“폐질환 뿐 아니라 전신이 망가져”…가습기 살균제 피해 극심_베토스 몬테세 게스트하우스_krvip

[앵커]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시작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피해자들의 고통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피해 가구를 대상으로 처음으로 전수조사를 벌였는데 피해자들의 질환은 전신으로 확대되고 있고, 정신 건강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세중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오랫동안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던 김경영 씨는 11년째 천식을 앓고 있습니다.

폐 질환이 아니라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하다가 2년 전에야 겨우 천식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임을 인정받았는데 고통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하루에도 스테로이드 등 복용하는 약만 10여 가지, 질환은 온몸으로 퍼졌습니다.

[김경영/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백내장 같은 것들이 오는 경우가 있어요. 저는 지금 그것 때문에 오른쪽 눈을 수술하기도 했어요. 스테로이드를 워낙에 많이 쓰다 보니까 간에 결절이 생겨요."]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받은 1,1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피해자들의 질환은 폐뿐 아니라 복합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염 등 코 질환부터 피부, 안과, 내분비계, 신경계 질환, 위염 등 사실상 전신으로 확대됐습니다.

모두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 질환입니다.

특히, 설문조사에선 폐질환을 앓는 환자가 83%로 나왔는데, 실제 진료 내역으론 전체의 95%에 달하는 등 피해자들이 자신의 병을 오히려 축소해 답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동현/한국역학회장 : "자가 보고기 때문에 오버 레포팅(과대 보고)을 예상했는데, 오히려 언더 레포팅(과소 보고)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피해 인정여부와 관계없이 무차별적으로 신체건강, 정신건강 피해가..."]

성인 2명 중 1명은 극단적인 생각을 했을 만큼 정신건강도 위험한 상태입니다.

10명 중 7명은 우울증이나 불안 증세를 겪고 있었는데 특히, 심각한 것은 피해자 대부분이 겪는 만성적인 울분 상태, 원인 조사부터, 피해 구제, 책임자 처벌 등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피해자들의 고통은 더욱 극심해졌습니다.

특조위는 통합치료지원센터를 만들어 전 생애에 맞춰 지원하는 등 피해자 중심의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