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문교 앞 ‘청년’ 시진핑, 38년만 샌프란시스코 방문…성과는? [특파원 리포트]_광고 감독은 얼마를 벌나요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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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명소 금문교를 찾은 30대 초반의 청년 시진핑. 금문교를 배경으로 찍은 시 주석의 옛 사진이 요즘 새삼 중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당시 시 주석은 허베이성 한 현의 당서기로, 미중 관계가 급격히 가까워지던 시절 아이오와주의 농촌 마을을 방문하기 위해 처음으로 미국을 찾았다가 금문교 앞에서 기념 사진을 남겼습니다.

38년이 지난 지금, 금문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던 청년은 중국 국가 주석이 되어 다시 샌프란시스코를 찾았습니다. 미국과의 정상회담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침 그 시절과 마찬가지로 분위기도 해빙 무드입니다.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시 주석이 보일 행보에 기대감을 자아내는 구도입니다. CCTV 앵커도 직접 뉴스에서 금문교 기념 사진을 소개하며 '귀한 사진을 남겼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관영 CCTV 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 ‘대국외교최전선’ 에서 시진핑 주석의 청년시절 금문교 앞 기념사진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중국과 디커플링 안 해"…선물 오갈까?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바이든 미 대통령은 "중국과 디커플링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하려는 것은 관계를 더 좋게 바꾸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상회담의 방점을 미중 관계 개선에 둔 겁니다.

정상회담에서의 관계 개선을 기대하는 중국이 미국 보잉사의 737 맥스 항공기 구매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에서는 아직 진전된 발표 내지는 보도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만, 중국 항공사들이 운항 사고 및 미중 관계 악화로 인해 꺼렸던 이 기종의 구매를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중국이 300만 톤에 달하는 미국산 대두를 구입한 것도 일종의 선의를 표시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은 지난 2019년 7월에도 무역협상을 앞두고 수백만 톤에 달하는 미국산 대두를 구입했는데, 당시에도 6월 정상회담에서 성과가 나자 이어진 무역협상에 앞서 미국에 선의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잇따랐습니다.

미국으로서는 인도 태평양 및 남중국해의 군사적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미중 군사 교류 재개, 펜타닐 단속을 위한 중국 정부의 협조 역시 중요합니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시진핑 주석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등 미국 인사와 인사를 나누는 모습. 중국 매체들도 미국 고위관료들이 시 주석을 맞이했다며 발빠르게 소식을 전했습니다.
■미 재개 거물들과도 회동…대중 투자 촉진

중국도 얻어갈 것이 있습니다. 이번 방미 기간 시 주석은 미국 주요 기업의 CEO들과 만날 예정입니다.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등으로, 현지시간 15일 열릴 예정인 만찬에서 중국 진출 및 투자 의향에 대해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보입니다.

마침 중국이 대중 투자 유치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상황입니다.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수입박람회(CIIE)에서 중국 정부는 중국의 시장과 투자 기회는 언제나 열려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또,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한 각국의 협력도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각종 제재를 비판하고 미국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주 언급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만, 실질적 필요성도 큽니다. 리오프닝 이후에도 좀처럼 회복 탄력을 받지 못하는 중국 경제가 일어서기 위해서는 내수에만 주력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시 주석은 만찬에서 CEO들을 향해 대중 투자를 촉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국적 기업의 입장에서 보기에 중국은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기업 활동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데다 미중 경쟁 심화로 각종 수출 통제·투자 제한 조치까지 잇따르고 있는 불확실성이 큰 시장입니다. 하지만, 14억 인구로 대표되는 시장 규모를 생각하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투자처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만찬에서 서로간에 공감대를 이루고 접점을 찾는다면 긍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경기 침체로 민심을 잃을까 우려하는 시 주석으로서는 가장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성과가 될 겁니다.

지난해 발리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중국 관영매체는 1년 만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발리에서의 합의사항을 이행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 중, 회담 분위기 고조 속 '5불(不)' 재차 강조

다만 미중이 계속 대립해온 타이완 문제 등 현안에 대해서는 전향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어디까지나 디리스킹에 그칠 뿐, 핵심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양국 모두 입장차를 확인하는 것 이상으로 나아가기 어렵다는 겁니다.

중국 관영 매체 신화통신은 정상회담을 목전에 앞둔 오늘(15일) '양국 경제의 상호보완성이 경쟁적 부분보다 크다'며 '공동이익의 파이를 더 키워야 한다'면서도, 동시에 '중미 정상이 발리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바를 실질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발리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바'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합의내용을 말하는데 구체적으로는 ▲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음 ▲ 중국 체제 변경을 추구하지 않음 ▲ 동맹 강화를 통해 반(反)중국을 추구하지 않음 ▲ 타이완 독립을 지지하지 않음 ▲ 중국과 충돌을 일으키기를 원하지 않음, 이른바 5불(不)을 가리킵니다.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관영 매체가 이를 다시 언급한 것은 중국이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지금 중국 매체들은 시 주석의 방미 일정을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미국 고위 관료들이 공항에서 시 주석을 맞이했다는 소식이 빠르게 전해졌습니다. 특히나 방미 일정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며 시 주석의 청년 시절 금문교 사진까지 보도하는 것은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방미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CCTV 앵커도 방송에서 시 주석의 청년 시절 금문교 사진을 보여주며 '귀한 사진을 남겼다'고 설명했습니다. 38년만에 다시 찾은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무엇을 남기고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곧 있을 정상회담에서 윤곽이 드러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