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3단계 시행되면?…“코로나19 초창기 유럽처럼”_베타에는 산소가 필요하다_krvip

거리두기 3단계 시행되면?…“코로나19 초창기 유럽처럼”_전문 포커 바인더_krvip

가족 외엔 두 사람 이상 모임 금지. 포장 말고는 음식점 영업 금지, 1.5m 이상 떨어질 수 없다면
일하는 것도 금지. 미용실도 영업 중단. 독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었던 3월 22일부터 4월 19일까지, 독일 정부가 내린 조치입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조치가 발령되면, 우리 생활은 당시 독일과 비슷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10인 이상 모이는 게 금지되고, 운영 중단 업종이 영화관과 카페를 포함해 크게 늘어납니다. 공공기관은 근무 인원 절반 축소가 의무화되며 민간 기업에도 같은 권고가 내려갑니다. 소비하기 어렵고, 생산에도 지장을 줄 수밖에 없는 '고강도 조치'입니다.


경제 봉쇄했던 독일…영향은?

봉쇄로 인해 독일의 봄은 경제적으론 한겨울이었습니다. 전달 대비 소매판매는 3월 -5.6%, 4월은 -5.3%로 악화 일로를 걸었습니다. 사람들이 집에서 생필품을, 그것도 온라인 쇼핑만 이용하는 바람에 온라인 물가는 오히려 올랐습니다.

리서치 기업인 '유로모니터' 자료를 보면, 봉쇄 기간 가격 변동률이 병 음료는 386%, 주스는 372%, 커피는 318% 등으로 그야말로 '널 뛰듯' 했습니다. 이런 경제적 어려움이 쌓이면서 2분기 GDP는 전 분기보다 -10.1%나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우리가 -3.3%를 기록한 것보다 세배 이상 하락 폭이 컸습니다.

거리 두기 3단계 조치, 지금보다 얼마나 '고강도'일까?

거리 두기 3단계 조치가 발령되면, 정말 3~4월만큼 고강도일까? 독일 같아질까? 좀 더 확실하게 확인하고 싶다면,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응조치의 수준을 수치로 비교할 수도 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교가 코로나19 이후 G20 국가들을 상대로 집계하는 '엄격성 지수'입니다. 봉쇄·이동제한, 경제적 지원, 보건의료 정책 강화 등 17개 항목에 점수를 매겨 종합하는데, 점수가 높을수록 봉쇄 수준이 높다고 보면 됩니다.

봉쇄 시기 독일의 점수가 76.85입니다. 3월 23일부터 5월 1일까지 내내 이 수준을 유지했죠. 프랑스는 비슷한 기간 87.96까지 점수가 올랐습니다. 우리나라는 4월 6일~17일에 82.41로 짧은 기간 독일보다 강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만일 지금 3단계 거리 두기로 격상하면, 우리의 4월보다 수치는 올라갈 것이 확실합니다. 자연히 독일이나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봉쇄 시기보다도 '엄격성 지수'가 높아집니다.


KB증권, "3단계 수도권에서 2주만 해도 성장률 0.2%P~0.4%P 추가 하락"

경제 부문에선 뼈아플 수밖에 없습니다. KB증권 리서치센터는 20일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직전 -0.9%에서 -1.3%로 하향 조정하면서, 3단계 거리 두기를 수도권에서 2주만 시행해도 성장률이 연간 0.2%p에서 0.4%p 정도 더 내려갈 거라고 예측했습니다. 기간이 길어지면 성장률 하향 폭은 두 배가 되고, 이 조치가 전국으로 확대되면 또 두 배로 늘어납니다.

KB증권 오재영 연구원은 해당 조치가 생산과 소비에 10% 내외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고, 수도권이 전체 경제 규모에서 50%를 웃도는 것으로 봤을 때 이런 예상치가 나온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국회에 나와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암시했습니다.


"2~3주 고생해서라도 진짜 타격 막기 위한 조치"

경제에 안 좋으니 조치를 늦출 수도 없습니다. 그랬다간 더 크고 중요한 걸 잃을 수 있다는 데 경제 전문가들도 동의합니다. 신영증권 김학균 리서치센터장은 "우리가 3단계 거리 두기로 강화한다면, 그것은 다른 나라보다 상황이 매우 심각해서라기보다는 2~3주 고생해서라도 진짜 큰 타격을 막자는 데 목적이 있다"며 확진자 추이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취하는 봉쇄조치와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오히려 경제를 위한 조치일 수 있다는 거죠.

눈물 마를 틈 없는 자영업자·소상공인…정책 지원과 배려 필요

다만 3단계 거리 두기가 누구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고통이 될 거라는 점은 걱정입니다. 코로나 초창기였던 3월 23일부터 29일까지 업종별 카드 매출 추이를 보면 스포츠시설이 무려 71% 줄었고, 문화 예술은 31%, 여행은 40%, 음식점업은 26% 감소했다는 자료가 있습니다.

아직도 당시의 손해를 극복하지 못한 수많은 운동시설 관장님, 학원 원장님, 그리고 식당 사장님들은 지금 누구보다 떨리는 불면의 시기를 보내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거리 두기 3단계 시행이 꼭 필요하다면, 이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배려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Issue.html?icd=19588